[뉴스해설] 곳간 비어가는 지자체

입력 2012.04.06 (07:12)

수정 2012.04.06 (07:23)

[박홍일 해설위원]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인천시가 공무원 복리 후생비를 제때 주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인구 2백70만 명에 올해 예산만 7조9983억원에 달하는 인천시가 20억 원이 없어서 공무원 6천명에게 매달 지급하는 복리후생비를 하루 늦게 준 것입니다. 지난 2일 인천시 통장 잔액이 30억 원 밖에 안돼 재정이 완전 고갈될 우려 때문에 다음날 담배소비세 120억원이 들어오고서야 지급했다는 것입니다.



 인천시는 2천14년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을 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문학경기장을 고쳐서 사용해도 된다고 했는데도 새 경기장을 짓겠다고 허세를 부렸습니다. 이 때문에 540억 원이면 될 일을 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또 853억원을 들여 은하레일을 건설했지만 부실공사로 인한 안전문제가 불거져 운행을 못한 채 철거비만 수백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애물단지로 전략했습니다. 여기다 1400억 원이 투입된 세계도시축전도 장부상으로만 150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이러다보니 올해 말 인천시의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39.8%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처럼 지난해 말 현재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25%를 넘어 재정주의 단계에 있는 지자체가 전국에 4곳, 주의 단계로 격상될 우려가 있는 지자체는 57곳에 이릅니다.     

 


 지자체의 재정난이 심각해진 것은 단체장들이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물을 만들어 다음 선거에 활용하려는 태도가 가장 큰 이윱니다. 또 지나친 홍보성행사와 과도한 건설, 개발 사업을 하면서 막무가내로 지방공사채를 발행하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재정위기의 책임은 해당 지자체에 있음은 물론입니다. 자체적으로 공무원 수를 줄인다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방안 등을 엄정히 시행해야 합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인천시를 반면교사로 삼아 건전한 예산 편성과 집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행정안전부도 지자체들의 재정 상태를 분석해 문제가 있는 지자체를 공개하고 재정건전화 계획을 이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지방채 발행을 제한하고 교부세를 줄이는 등 고강도 압박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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