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계주가 곗돈 3백70억 원을 가로채 달아난 다복회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백억 대 규모의 계를 운영하던 계주가 해외로 도피한 이른바 귀족계 사건이 서울 강남에서 또 터졌습니다.
이런 사건이 잇따르는 이유는 뭘까요?
한승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대 주부 김 모씨는 요즘 일손을 놓은 채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계모임의 계주 정 모씨가 지난달 중국으로 도주했기 때문입니다.
김 씨가 가입한 계는 이른바 '번호계'.
한 달에 5백만 원씩 1억 3천만 원을 내면 26개월 뒤 6천만 원을 더 받는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솔깃한 제안에 곗돈 3천5백만 원을 부었습니다.
<녹취> 김○○(피해자/음성변조) : "은행 이자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몇 배 이자를 주니까. (지인이) 너희도 목돈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니 해서 처음에 단순히 그 계기로 시작을 했어요."
그래도 김 씨의 피해액은 적은 편입니다.
1억 원이 넘는 곗돈을 부은 계원들도 많습니다.
법조계 등 고위 공직자 가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주가 유력 인사들을 거론하며 계원들을 안심시킨 겁니다.
<녹취> 김○○(피해자/음성변조) : "사위가 뭐 변호사인지 검사인지 그쪽 고위층에 있고 제가 들은 바로는 경찰 와이프도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계모임은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비밀리에 이뤄졌습니다.
<녹취> 계모임 음식점 관계자 (음성변조) : "(여기서 계모임을 자주 했었나요?) 그렇게 자주는 아니고 한 세 번."
지금까지 경찰에 접수된 피해액은 60여억 원.
피해액이 백억 원이 넘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귀족계의 일반적인 이자율은 20~30퍼센트로 제도권 은행 이자율의 4, 5배에 이릅니다.
<녹취> 조연행(금융소비자연맹 상임부회장) : "최근 경기 불황으로 제도 금융권의 이율이 현저히 낮다 보니까 고이율을 노리고..."
귀족계는 친분을 고리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는데다 피해를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많아 잠재적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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