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판정은 심판 몫, 결과에 승복”

입력 2012.07.30 (18:14)

수정 2012.07.3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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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번복 논란 속에서도 동메달을 거머쥔 유도 국가대표 조준호(24·한국마사회)는 30일(현지시간) 런던 로열템스 요트클럽 내 팀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종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돌아가신 할머니 얘기가 나오자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급기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조준호는 전날 펼쳐진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와의 8강전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심판위원장의 개입으로 곧이어 진행된 비디오 판독 결과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 결정전까지 진출한 조준호는 마지막 경기에서 수고이 우리아르테(스페인·랭킹 18위)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따냈다.

조준호는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판정이 번복되니 천국에서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다"면서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승복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을 딛고 동메달을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8강전에서 지고 나서 상당히 아쉬움이 컸는데, 동메달 결정전을 준비하면서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의 투지와 근성을 보여주자'고 감독님과 약속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그러한 시합을 보여줄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판정이 번복됐을 때와 동메달을 땄을 때의 심정은.

▲처음에 8강전에서 졌을 때는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부상을 안고 출전한 동메달 결정전에서 힘든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따게 돼 매우 기뻤다. 아무래도 이겼다고 생각했다가 판정이 번복됐으니 천국에서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다.

--판정 번복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수긍하나.

▲경기 후반에 좀 큰 포인트를 뺏긴 것도 있었다. 저는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고 판정은 심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승복한다.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국민 여러분이 너무 많은 격려를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아쉽게 3등 했기 때문에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최민호 선수 몫까지 뛰겠다고 했는데.

▲민호형 몫까지 최선을 다해서 잘하고 싶었는데,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기도 하고 민호형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민호형이 '잘했다' '수고했다'고 해줘서 마음은 그나마 편안한 것 같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는 최민호 선수 훈련 파트너로 왔다가 이제는 당당히 메달까지 땄는데.

▲파트너로 베이징 올림픽 거치면서 어릴 때부터 가졌던 꿈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었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꿈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고 기쁘다.

--유도에서 금메달리스트 후보인 김재범이나 왕기춘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부러웠고 잘해서 저도 받고 싶었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판정 번복으로 이긴) 에비누마 선수는 자신이 졌다고 했는데.

▲그건 에비누마 선수가 겸손하게 대답한 것이다. 박빙의 경기여서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말해주니 시합할 때는 미웠는데 그래도 고맙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언제 들었나.

▲어제 부모님을 만나서야 확인했다. 일본 전지훈련 갔을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금메달을 따서 뵈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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