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하얀색 깃털을 가진 까마귀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천년에 한번 나타나는 길조라는 속설이 있는데요.
흰 까마귀의 생생한 모습이 KBS 취재팀의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나신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산 깊고 물 맑은 고장, 강원도 정선의 조양강.
한 무리 까마귀떼가 강물 위를 선회하다가 모래밭에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검은 까마귀 틈 속에 섞여 있는 한 마리 하얀 새, 역시 까마귀입니다.
머리부터 몸통, 날개까지 하얀 깃털로 덮여 있고, 부리도 옅은 홍조를 띤 흰색입니다.
<인터뷰>김우영(강원도 정선군): "한자리에 앉았다가 다음 자리로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하는 것으로 봐서는 어미가 아니라 새끼인 것 같아요."
갑자기 봉우리를 넘어와 술래잡기하듯 급강하하고, 물 위를 배회하다 순식간에 숲 속으로 사라집니다.
생김새와 날갯짓으로 미뤄 한반도에서 가장 일반적인 종, 큰부리까마귀로 판단됩니다.
흰 까마귀는 이른 새벽부터 오전까지 이곳 강 일대에서 날고 있는 것이 목격됐습니다. 인근 야산이나 숲에 서식하는 곳으로 추정됩니다.
흰색을 띄는 것은 백화현상으로 불리는 색소결핍증, 이른바 알비노 증후군으로 보입니다.
<인터뷰>박진영(국립환경과학원 박사): "조류의 백화현상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일반적으로 만분의1에서 10만분의1 확률로 알려져 있고요."
천년에 한번 등장하는 길조란 속설이 맞물리면서, 흰 까마귀는 주민들이 반기는 명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