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흑성병’ 피해 확산…농가 ‘시름’

입력 2012.08.03 (06:34)

<앵커 멘트>

배의 전염병인 흑성병이 울산의 특산품 배 농가를 덮쳤습니다.

배꽃이 피는 4월말에 저온 다습했던 날씨가 원인인데 일부 농가는 수확예정인 배의 8~90%를 버려야 할 처지라고 합니다.

보도에 박영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산 울주군 서생면의 배 과수원.

봉지를 벗기는 배 마다 군데군데 검은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심한 것은 곰팡이가 핀 곳이 쩍쩍 갈라졌습니다.

검은 별 무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흑성병이라는 전염병입니다.

과수원 바닥에는 흑성병에 걸려 떨어진 배들이 널려있습니다.

이 병에 걸린 배들은 정상 배보다 크기가 3,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상품성이 있을 리 없습니다.

울산 농업기술센터가 최근 25농가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벌인 결과 배 과실은 39%, 배나무 잎은 24%가 이 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농가는 감염률이 8~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농가의 배나무는 전체 8백여그루, 16만여개의 과실이 열려있는데요, 이 가운데 정상적인 것은 10%도 채 안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수확예정인 배의 8~90%를 내다버려야 할 처지.

농민은 망연자실입니다.

<인터뷰> 김영덕(울주군 서생면 화산리): "배농사 23년에 처음이다. 막막하다."

올해 전국적으로 흑성병이 퍼지게 된 데는 배꽃이 필 무렵 저온 다습했던 기후탓이 큽니다.

<인터뷰> 정한진(울산시 농업기술센터 과수기술담당): "개화기에 조직이 연한곳에 곰팡이 포자가 붙고 습도가 높으면 뿌리를 잘 내린다."

올 여름 가뭄에 흑성병까지 덮치면서 울산의 특산품, 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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