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유기 의사 수면유도제와 마취제 섞어 투여”

입력 2012.08.09 (08:39)

<앵커멘트>

산부인과 의사가 여성의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있었죠.

당초 이 의사가 수면 유도제만을 주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 조사 결과 여러 종류의 마취제까지 섞어서 투여해 여성이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한 여성이 병원에 들어옵니다.

약 2분 뒤, 병원 의사가 뒤따라 들어옵니다.

이 여성 이 모씨는 이튿날 한강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산부인과 의사 김 모씨는 당초 수면 유도제인 미다졸람을 영양제에 섞어 투여한 뒤 여성이 숨져 내다버렸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수면유도제에다 마취제 등 13가지 약물을 섞어서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투여한 약물 가운데 마취제인 나로핀과 베카론 등은 미다졸람과 섞어 투여하면 숨질 수도 있는 위험한 약물입니다.

<녹취> 연준흠(교수/상계백병원 마취통증학과) : "임상 현장에서는 4가지 약물을 동시에 투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약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의사 김씨는 수면 유도 효과를 높이려고 그랬다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입니다.

경찰은 김 씨가 이 씨에게 왜 여러 약물을 한꺼번에 투여했는지, 또 이 씨를 고의로 숨지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녹취> 안상길(서초경찰서 강력계장) : "생명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고의성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부인과 10년차 전문의가 수면 유도제와 마취제를 섞어 쓰면 위험할지 정말 몰랐는지는 의문입니다.

경찰은 사체 유기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추가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뒤 살인 의도가 있었는지를 계속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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