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순 해설위원]
일주일새 잦은 집중호우로 곳곳이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적지 않은 인명피해를 냈고 많은 농토가 망가졌습니다. 수도 서울의 얼굴 강남지역의 도로까지 물에 잠겼습니다. 강남도로가 물에 잠긴 것은 명백한 인재입니다. 지난 5월 감사원은 이미 서울 도심 물난리의 원인을 인재로 단정했습니다.
강남역 일대의 도로가 침수되는 것은 지하철 연결통로를 만들면서 하수관 설계를 변경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광화문 일대가 물에 잠긴 것도 문화공간인 광화문광장을 만들면서 전문가의 의견도 무시한 채 C자형 하수도를 설치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는 해마다 커져 가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너무나도 허술합니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여름철에 서울에 30밀리미터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날은 1970년대는 10년 동안 열이틀이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는 22일, 1990년대는 30일, 2000년 이후 10년 동안에는 34일로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70년대에는 집중호우가 많아야 한 해 3일 정도였던데 비해 1998년에는 8일, 2010년에는 한 해 7일 씩이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장마철이 지난 8,9월의 집중호우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늘어난 이유는 역시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대기가 품고 있는 수증기의 양이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이 수증기가 특정한 지역에 몰릴 때 폭우가 쏟아지는 것입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점점 오르면서 집중폭우가 지역적으로, 극단적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같은 도심지역은 열섬효과와 함께 대기 오염물질이 빗방울을 만드는 역할을 하면서 여름철 강우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폭우야 막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물난리는 막아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겸손하게 자연을 파악하고,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단단한 대비책을 세워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