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 재연…‘출입국 미아’ 운명은?

입력 2012.08.23 (07:01)

<앵커 멘트>

이국의 공항에서 입국도 출국도 못한 채, '출입국 미아'가 된다는 유명 영화 속의 일이 최근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소말리아에서 온 한 소년의 이야기인데, 딱한 사연을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치적 문제로 귀국도 불가능해져, 공항 안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출입국 미아'가 된다는 영화입니다.

지난달 3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소말리아 국적의 15살 이삭도 영화와 같은 신세입니다.

함께 온 브로커가 여권을 갖고 사라져 입국이 불허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삭은 본국 송환을 극구 거부했습니다.

고국 소말리아는 이삭에게는 끔찍한 땅입니다.

3살 때 부모가 소수 민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해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녹취> 이삭(소말리아 소년) : "(소말리아는)전쟁과 살인이 너무 많아서 너무 무서워요."

입국도 출국도 안 돼, 인천공항 출국 대기실에서 노숙 아닌 노숙이 시작됐습니다.

난민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입국 심사대를 통과한 쪽만 '한국 안'이고, 그 너머는 '한국 바깥'이어서 난민신청이 안 된다는 게 정부 논리입니다.

유엔과 국내 변호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석 달간 임시 입국 허가를 받고, 정부를 상대로 난민 소송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땅을 찾아 고국을 등진 15세 소년.

혈혈단신으로 법원의 판단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취> 이삭 : "저는 소말리아에서 왔습니다. 정말 힘들게 한국에 왔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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