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감독 아빠·코치 엄마…딸은 선수

입력 2012.08.30 (09:12)

수정 2012.08.30 (12:29)

<앵커 멘트>

아무리 부부사이여도요.

살다보면 대화도 점점 줄고 공통의 관심사가 자식 말곤 별로 없다고 한탄하는 분들 계시죠.

네, 부부가 아예 같은 일을 하면 그런 고민 좀 덜 할 것 같은데요.

보통 자영업 많이들 하시지만 뭔가 색다른 동업도 있다죠?

네, 오늘 소개해드릴 스포츠 부부 이야긴데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편과 아내가 한 배구팀의 감독과 코치로 나란히 뛰고 있다네요.

조빛나 기자, 일단 이 배구가족 키부터 남다르다죠?

<기자 멘트>

네, 촬영하고 인터뷰할 때 진땀 좀 뺐습니다.

워낙 키들이 크셔서요.

평균키 181센티미터, 가족 네 명의 키를 합하면 건물 3-4층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키도 키지만 배구에 대한 열정과 재능도 남다릅니다.

이 부부는 런던올림픽에서 활약했던 김연경 선수를 비롯해 많은 스타 배구 선수를 길러냈고 두 딸 역시 배구 선수로 자랐s는데요.

이 키다리 가족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리포트>

눈빛이 매서운 이 분의 가족을 소개합니다.

<녹취> "(가족의 키를 합치면) 3층 건물은 될 것 같아요. "

다 합치면 건물 3층 높이는 된다는 키다리 가족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경기도 안산 원곡중학교 배구부를 이끄는 두 분.

<녹취> 김동열(감독) : "더 빨리 봐야지"

김동열 감독과,

<녹취> 홍성령(코치) : "소정아 이야기를 해야지 "

홍성령 코치입니다.

<인터뷰> 김유주(안산 원곡중 배구부) : "엄마 같은 선생님이세요 "

<인터뷰> 김은지(안산 원곡중 배구부) : "맛있는 것을 많이 해 주세요"

<인터뷰> 김유주(안산 원곡중 배구부) : "코치님이 저희를 잘 이해해 주시는데 그런 점이 좋은 것 같아요. 감독 선생님을 이기시거든요."

감독을 이기는 코치라고요.

이 두분은 특별한 사이입니다.

<인터뷰> 홍성령(안산 원곡중 배구부코치) : "감독이신 김동열 선생님인데 제 남편이기도 해요."

<인터뷰> 김동열(안산 원곡중 배구부감독) : "코치 선생님이 제 아내입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활약이 대단했죠.

김연경 선수도 이 부부가 길러냈습니다.

<인터뷰> 홍성령(원곡중 배구부코치) : "신랑이니까 도와준다고 해서 선수들 관리 이런 것을 아무래도 제가 하면 더 안전하고 그러니까 1~2년 하다보니까 벌써 강산이 두 번 바뀌었어요. 그때는 남들이 많이 이상하게 쳐다봤죠.부부가 과연 같은 팀에서 코치와 감독을 할 수 있을까."

한 팀에서 일한 지 벌써 18년째.

<녹취> 홍성령(코치) :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운동을 가르치는 것 보다는 아이들 밥 해주는 것이 더 자신 있어요.밥만 해 줬으면 좋겠어요."

부부가 합심해서 15년 동안 전국무대에서 스물 다섯 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녹취> 홍성령(코치) : "자랑해 유주야"

<녹취> 김유주(원곡중 배구부) : "터키도 한 번 갔다 왔어요 다 같이."

<인터뷰> 김동열(원곡중 배구부감독) : "터키 팀에 초청을 받아서 갔다 왔어요."

9개 팀중에서도 터키 홈 팀을 이기고 우승하고 왔어요.

전국 최강팀이라 할만 하네요.

네. 무수한 배구스타를 길러낸 이 부부도, 결혼 전엔 프로 배구 선수였습니다.

<녹취> 김동열(감독) : "사실은 제가 먼저 좋아했어요. 예쁘잖아요."

홍성령씨는 은퇴를 하고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다시 배구공을 잡았다는데요.

지도자로 변신한 남편이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죠.

<인터뷰> 홍성령(원곡중 배구부 코치) : "(남편이) 집에도 잘 못 들어오고 할 때니까 그리고 원래 말도 없고 유머감각도 없고 하니까 숙소생활도 많이 하고 그래서 너무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덕분에 부부는 하루 24시간, 한시도 떨어지지 않게 됐습니다.

그런데요, 가족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키들이 다 크죠?

사실은 배구가족입니다.

현대건설 배구팀의 김수지 선수는 한국 여자 배구의 대표스타고요.

둘째딸 역시 프로 배구선수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유학을 떠났습니다.

키가 워낙 크다보니까 촬영할 때 진땀뺐습니다.

가족 모두가 늘씬한 키, 자랑하는데요.

<녹취> 김동열(감독) : "185cm입니다."

<녹취> 홍성령(코치) : "내가 제일 작네.172cm 예요."

<녹취> 김수지(큰딸) : "186cm예요. "

<녹취> 김동열(감독) : "막내딸 키는 179cm예요."

천장에 손이, 이렇게 쉽게 닿을 수가요.

<녹취> 김동열(감독) : "(가족들의 키를 합치면) 3층 건물의 높이 정도 될 것 같아요. "

<인터뷰> 김수지(딸) : "국내에선 (옷이) 잘 안 맞아요. 짧은 거 입거나 인터넷에서 싼 여자 청바지 사서 두 개를 잘라붙인 적도 있어요."

네, 3-4층 높이는 된다는 키다리 가족이 외출을 합니다.

장보는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네요.

<녹취> 대형마트 직원 : "키 큰 가족 처음이에요, 저렇게 큰 가족은."

오늘 외출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녹취> 김동열(감독) : "닭볶음탕을 메뉴로 해 드릴게요. 수지나 재영이가 집에 오면 항상 아빠가 (요리를) 해줘요. "

호랑이 감독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네요.

<녹취>김동열(감독) : "다 됐습니다 "

아빠의 사랑 듬뿍 담은 닭볶음탕이 완성됐습니다.

알고보니 딸들에게는 아빠가 요리사였네요.

<인터뷰> 김수지(딸) : "맛있어요. (친구들은)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싶다 그러는데 저랑 동생은 매일 아빠가 해주는 밥 먹고 싶다고 해요."

김수지 선수, 맛있는 음식 뭐든 지 잘 먹는 게 키 큰 비결이라고요.

김수지 선수는 원곡중학교 출신입니다.

엄마 아빠가 길러낸 선수인셈인데요.

오늘 후배들에게 한 수 가르치네요.

<인터뷰> 홍성령(원곡중 배구부코치) : "엄마 아빠가 체육관에서는 무섭게 했거든요. 그때 당시 수지가 안 혼날 것도 더 혼났죠. 그래도 바르게 커 줘서 고맙죠."

지난 세월, 어려움도 있었지만 부부가 함께하기에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녹취> 김동열(감독) :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사랑해요"

연출한 상황이 아니고요.

감독님이 이렇게라도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가정에서의 사랑이 코트까지 이어지는 배구 가족.

앞으로도 키다리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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