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후지나미 슬라이더에 ‘혼쭐’

입력 2012.09.06 (21:30)

수정 2012.09.0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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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고 벼른 한국 청소년야구 대표팀의 방망이가 '일본 에이스' 후지나미 신타로(18·오사카 도인고)의 예리한 슬라이더 앞에서 꽁꽁 묶였다.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2라운드 '숙명의 한일전'이 벌어진 6일 목동구장.

경기를 앞둔 한국 대표팀의 이정훈(천안 북일고) 감독은 일본 선발투수 후지나미의 슬라이더가 프로야구 KIA의 에이스 윤석민에 필적할 만큼 좋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의 걱정은 과장이 아니었다.

후지나미는 1회말 한국의 2번 타자 김민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시작으로 9이닝을 완투하며 삼진 6개를 잡아내고 6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아 일본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후지나미는 올해 봄·여름 고시엔 대회에서 오사카 도인고를 우승으로 이끈 '괴물'이다.

이번 대회 타이완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9이닝 13삼진으로 2안타 완봉승을 거둬 명성을 증명했다.

5일 콜롬비아전에도 선발 등판해 5이닝을 던졌지만 지치지도 않고 이틀 연속 등판, 완투승을 올리며 에이스 노릇을 제대로 했다.

197㎝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직구는 이날도 시속 140㎞대 후반을 꾸준히 유지했다.

여기에 낮게 깔려 들어오다가 타자 무릎 아래로 급격히 가라앉는 시속 130㎞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자 한한국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기 바빴다.

하지만 공략의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 의욕이 앞선 한국팀의 주루 플레이도 아쉬움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후지나미와의 정면 승부가 힘에 부친 한국은 3회와 4회 유영준과 김민준이 연달아 기습 번트로 살아나가 일본 내야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3회 1사 1루에서 후지나미의 폭투가 나오자 1루 주자 유영준이 성급히 3루까지 달리다가 태그 아웃당해 기회를 날렸다.

0-0으로 팽팽하던 5회에도 무사 1루에서 송준석의 좌전 안타가 터졌지만 1루 주자 심재윤이 3루까지 내달리다가 또 횡사한 탓에 무사 1, 2루를 만들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후지나미와의 투수전에서 밀리지 않던 선발 심재민이 6회에 연속 볼넷으로 먼저 무너져 승부의 추가 급격히 일본 쪽으로 기울고 말았다.

빠른 직구보다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겠다던 한국 타자들은 7회부터 후지나미의 공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지만 흐름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후지나미는 "한국 팀을 신경쓰기보다는 져서는 안 되는 경기라 열심히 던졌다"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야수들의 도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연속 선발로 나서 완투한 것에 대해서는 "고시엔 대회에서도 이것보다 몇 배 많은 공을 던지고 연투도 했다"며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괜찮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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