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한수지 “KGC 더는 지지 않아”

입력 2013.01.17 (19:38)

수정 2013.01.17 (19:41)

"그동안 동료들과 함께 했어야 하는데 정말 안타까웠어요. 지금은 힘들어도 다시 뛸 수 있다는 데 감사합니다."

병마와 싸워 이기고 코트에 돌아온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의 주전 세터 한수지(24)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한수지는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홈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를 100% 소화하며 복귀를 알렸다.

지난 시즌 '최고 용병' 몬타뇨와 호흡을 맞추며 KGC인삼공사를 정상으로 이끈 한수지는 올 시즌 절반이 지나도록 코트에 서지 못했다.

개막 직전 갑상선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외국인 선수의 '태업 논란'까지 겹친 KGC인삼공사는 전반기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한 채 경쟁 팀들의 '승수 쌓기 제물'로 전락했다.

팀이 연패의 수렁에 빠진 동안 한수지는 동료들 곁을 지켰다.

경기 전 훈련 시간에는 공을 챙기거나 토스를 올려 주며 조금이라도 도우려 애썼고, 경기 중에는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벤치를 지키며 동료를 응원하면서 세터 차희선에게 자주 조언했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 때문이었다.

"시즌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을 때 선수들끼리 '올 시즌에 (선전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수술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악재도 터지고…. 차분히 준비했으면 더 잘했을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제가 같이 뛰면서 도왔어야 하는데…."

발만 동동 구르던 한수지는 시즌의 절반이 지난 뒤에야 다시 코트에 돌아왔다.

이날 비록 팀은 졌지만, KGC인삼공사는 모처럼 끈질긴 추격전을 벌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KGC인삼공사 이성희 감독은 "한수지가 훈련을 온전히 소화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면서 "앞으로 더 좋아지리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한수지도 "몸 상태는 100%"라면서 "오늘은 정말 마음을 먹고 들어왔는데, 이기겠다는 욕심이 과해 다들 긴장한 것 같다"고 웃었다.

한수지에게 닥친 시련은 그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

한수지는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운동을 하면 당연한 것"이라며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다시 뛸 수 있다는 데 감사하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시즌 끝까지 몸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보이겠다"면서 "더는 지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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