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김호철 감독 “PO 욕심 버려라”

입력 2013.01.27 (16:46)

수정 2013.01.27 (16:46)

김호철(58) 러시앤캐시 감독은 경기가 한참 끝난 뒤에야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현대캐피탈 시절 '호통'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던 김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호되게 질책한 듯 얼굴이 붉게 상기돼 있었다.

5연승을 달리며 배구판을 뒤흔든 '돌풍의 팀'이 정작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2연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이끄는 러시앤캐시는 27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한항공과의 방문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5연승을 달리다 24일 삼성화재에 발목이 잡힌 러시앤캐시는 이날 대한항공에 다시 패하며 2연패를 당했다.

러시앤캐시는 8승11패, 승점 23으로 5위 자리에 그대로 머물렀다. 절정의 상승세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내다봤던 러시앤캐시의 기세는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이날 패인으로 영국 출신의 용병 바카레 다미의 부진과 리시브 불안을 거론했다.

그는 "다미가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자신감이 자꾸 떨어지고 코트에서 파이팅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삼성화재전에서 부진하기에 괜히 부담을 가질까 봐 최근 이틀 쉬는 동안에 별로 말을 걸지 않았는데, 오늘은 한번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했다.

다미는 이날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44%에 12점에 그쳤다. 득점도 적었지만, 상대 블로킹이 따라붙을 때 볼을 과감하게 때리지 못하고 연타로 넘기는데 급급해 김 감독의 애를 태웠다.

김 감독은 아울러 김정환이 2세트 도중 발목 부상으로 빠지면서 상대의 목적타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린 점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꼽은 더 큰 패인은 심리적인 부분이었다.

그는 "선수들이 이기려는 마음만 가지고 경기해서는 절대 못 이긴다"면서 "배구는 몸이 움직이는 거지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서 '미련을 버려라', '너희가 시합 이길 때와 질 때 코트 안에서 하는 행동이 틀리지 않느냐', '그런 부분을 다시 상기해보라'고 이야기해줬다"고 전했다.

5위 러시앤캐시(승점 23)와 3위 LIG손해보험(승점 30)과의 승점 차는 7에 불과하다.

3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이 실현 가능한 현실로 다가오자 선수들이 지나치게 의욕을 보이면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진단이다.

선수들에게 과욕을 버리라고 주문한 김 감독은 대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해볼 만한 팀에는 확실히 달라붙고 버릴 팀은 확실히 버려서 승부를 걸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플레이오프 티켓 경합 중인 2위 현대캐피탈, 3위 LIG손해보험, 4위 대한항공 중에서 어느 팀이 가장 까다로우냐'는 질문에는 "사실 대한항공이 가장 힘들다"면서 "(대한항공의 강점인) 서브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그는 "오늘처럼 대한항공의 목적타 서브가 제대로 들어가면 힘든 경기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준비를 잘해서 다음에는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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