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내전 중 ‘인류 유산’ 고문서 수만권 소실

입력 2013.01.29 (21:25)

수정 2013.01.29 (22:04)

<앵커 멘트>

내전이 한창인 북아프리카 말리에서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무참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정부군에 쫓긴 이슬람 반군의 소행인데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막의 엘도라도로 불렸던 말리 북부도시 팀북투.

15,6세기 아프리카에 이슬람교를 전파한 중심지로 진흙으로 지은 독특한 모양의 사원 등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입니다.

특히 아랍어나 현지 언어로 쓰여 보관된 팀북투의 고문서들은 구약성서에 견줄 수 있는 귀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런 고문서 수만 점이 며칠 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슬람 반군이 퇴각하면서 도서관 두 곳에 불을 지른 겁니다.

<인터뷰> 도서관 사서 : "이슬람 반군들이 자신들의 종교와 맞지 않는다며 3,4백 년도 넘은 문서들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반군은 지난 해에도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우상숭배라며 성인들의 묘를 파괴했고, 도서관에 불까지 질러 인류의 유산으로 평가받는 유적들을 잇따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샤밀 제피에 :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교수 팀북투는 아프리카 기록 유산의 상징입니다. 지역적으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들입니다."

외신들은 반군이 '아프리카의 옥스퍼드' 팀북투의 유산을 파괴한 건 지난 2001년 탈레반이 바미얀 석불을 파괴한 것과 맞먹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도 전쟁 범죄라고 규탄하고 있지만 내전이 격화되면서 이슬람 반군의 문화유산 파괴는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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