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국경제 新성장동력이 없다!

입력 2013.01.29 (21:27)

수정 2013.01.29 (22:04)

<앵커 멘트>

우리 경제를 보면 이런 와인잔 형국입니다.

대기업은 이렇게 큰데, 잔 허리처럼 중견기업은 약하고 밑받침인 중소기업은 취약하다는거죠.

잔 윗부분을 볼까요?

글로벌 기업이 된 우리 대기업들은 모두 1,93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에 탄생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1980년 이후엔 새로운 대기업을 키우는 '성장 사다리'가 실종됐다는 얘기입니다.

문제가 뭘까요?

뭣보다 기업을 시작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더 그런데 조빛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리를 한 방향으로 모아 보내, 안내방송 시설등에 쓰는 특수 스피커입니다.

이 외에도 이 회사는 모두 11개의 기술 특허를 냈습니다.

지난 2009년 창업이후 정작 어려웠던 건 이런 기술개발이 아니라 자금 마련이었습니다.

직원들 돈까지 쏟아부었습니다.

<인터뷰> 제영호(스피커업체 대표) : "창투사 문을 두드렸지만 보는 게 재무제표 고 3년 동안 재무제표가 좋아야 한다고 제품 만들어내면 당연히 돈을 까먹기 마련인데…"

같은 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차린 후지달라 씨.

창업자금은 모두 벤처 캐피탈에서 대줬습니다.

<인터뷰> 카일 후지달라(2009년 창업) : "회사에 제 돈은 한푼도 들어가지 않았습니 다. 지적인 능력, 아이디어만 투자했죠!"

10 곳에 투자해 한두 곳만 성공하면 된다는 게 미국 벤처캐피탈 업체의 생각입니다.

실패는 흔한 일입니다.

<인터뷰> 한정수(인텔캐피탈코리아 대표) : "열심히 했지만 운이 나빠서 실패한 회사들 도 많은데 그런 회사의 경영자들을 믿고 다시 한번 투자하는 게 실리콘밸리 문화입니다."

이 젊은 기업인도 네 번의 실패 끝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인터뷰> 막스 래프친('페이팔' 공동창업자) : "페이팔은 다섯 번째 창업한 회사였고 지금 여섯 번째 창업을 했는데, 그 이전 네 번은 모두 실패했어요."

8년 전 사업에 실패한 이원배 사장은 새로 기술 특허까지 받아 재기를 꿈꾸지만 돈 구할 데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원배 : "저 사업가는 실패했기 때문에 또 투자해도 안 된다/dis/이런 것들이 다 꼬리표가 되는 거죠."

우리 기업인들에게 '실패'는 결코 '성공의 어머니'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멘트>

창업이 힘든대신 성공하기는 쉬울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이재환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벤처 기업 창업자라면, 아마 이곳 코스닥 시장 상장이 꿈일 겁니다.

10년 전만 해도 한 해 150개 기업이 상장됐는데 지난 해를 보니 21개에 불과합니다.

뭣보다 코스닥 시장 자체가 허위공시, 주가조작, 대주주 횡령 등으로 신뢰를 많이 상실했습니다.

이 시장에서 자금을 공급받아 성장할 가능성도 그만큼 적어진 겁니다.

반면 미국을 볼까요?

우선 나스닥 시장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크고, 또 성공했습니다.

나스닥 말고도 성공 시장이 하나 더 있는데요.

이른바 출구시장, 엑시트 마켓(Exit Market)이라고 불리는 기업 거래시장입니다.

기업을 팔고 이 문을 나서는 순간 성공의 레드카펫이 기다린다고 할 정도인데, 이 시장이 어떤 시장인지, 왜 중요한지, 임승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책상 위에까지 반도체 회로기판을 깔아 놓은 이 벤처기업은 휴대 전화용 반도체 칩 개발이 주종목입니다.

지난 2년 간 매출이 없었지만 최근 미국 벤처 캐피탈 등에게서 11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이 회사를 세운 고범규 사장은 9년전 휴대전화로 TV를 볼 수 있는 DMB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 기업에 우리 돈 약 2천억 원을 받고 회사를 팔았습니다.

이른바 출구시장에서입니다.

개발한 기술을 거액에 팔고 나온다고 해서 출구시장입니다.

고사장은 다시 창업해 새로 도전하는 건데 이건 미국 벤처업계의 전통입니다.

<인터뷰> 고범규(하이딥 사장) : "돈을 벌고 그걸로 또 다른 도전을 해서 그게 계속 대한민국에 있는 기업들을 더 강화시키고 그게 국가 경쟁력으로 나아가고…"

미국 대기업들은 이처럼 중소기업이 개발한 신기술을 출구시장에서 정당한 댓가를 주고 삽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4곳 가운데 1곳이 대기업에게 오히려 기술을 빼앗긴 적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현실은 척박하기만 합니다.

김성수 사장도 10년째 대기업과 소송중입니다.

비상버튼만 누르면 경찰서나 가족에게 연결되는 '비상 전화'로 기술 특허를 받았지만 함께 상용화를 추진하던 대기업이 단독으로 제품을 출시한 겁니다.

<인터뷰> 김성수(세오텔레콤 사장) : "(대기업에서) 아직까지 한국의 중소기업들 한테 로열티를 지불한 적이 없다. 선례에 남겨서도 안 된다고 (했죠)"

대기업이 정당하게 중소기업 기술을 사고, 그렇게 성공신화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젊은이들이 창업을 꿈꿀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KBS 뉴스 이미지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