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사업 ‘우왕좌왕’…돈 주고도 욕 먹을판

입력 2013.02.04 (21:37)

수정 2013.02.04 (22:01)

<앵커 멘트>

우리나라의 해외원조 사업이 갈피를 잡지 못해서 도움을 받는 개발도상국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라의 위상을 높이자는 원조사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건 아닌지 재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이재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캄보디아 총리관저 앞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이 길 재건에 우리 정부 차관 580억원이 공여됩니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해 6월 이 사업의 설계 감리 업체 입찰에 착수했습니다.

우리 업체 3곳만 참여했고 차관공여 창구인 한국 수출입은행과 협의한 선발 기준을 바탕으로 A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수출입은행은 입찰 제안서를 다시 받아 재심사 하라고 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미 사전 협의까지 해놓고 뒤늦게 주권국 정부의 입찰결정을 뒤집으라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합니다.

<녹취>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 : "우리는 수출입은행 입찰기준을 다 따랐습니다. 제안서 재제출은 전에 없던 일입니다."

게다가 수출입은행이 제기한 문제는 입찰 공고 때 컨소시엄 관련 평가기준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건데 컨소시엄 참여 업체는 특정 업체 B 한 곳뿐이라는 겁니다.

<녹취>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 : "(B 업체는) 적절한 업체가 아닙니다. 왜냐면 다른 프로젝트를 베꼈습니다. 컨소시엄이 세밀하게 준비하지 않고 그저 복사했습니다."

수출입 은행은 입찰 공고 내용에서 뒤늦게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녹취> 수출입은행 관계자 : "실수든 어떻게 됐든 공지가 되지 않은 사항을 나중에 평가기준에 반영했을 때는 업체 간의 이익과 불이익이 갈리기 때문에…"

캄보디아 정부는 결국 우리 뜻을 따르기로 했지만 자칫 차관을 주고도, 맘은 얻지 못하는 건 아닌 지, 우려도 큽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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