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속 세균 인류 위협…대재앙 부르나

입력 2013.02.28 (07:21)

수정 2013.02.28 (07:51)

<앵커 멘트>

최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수십만 년 동안 얼음 속에 갇혀있던 세균과 바이러스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1년에 방출되는 세균과 바이러스 수는 10의 21제곱, 상상도 못할 엄청난 숩니다.

특히 이 가운데 40%는 현재 인류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어 생태계와 인류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남극의 대표적인 철새 도둑갈매기, 남극에서 여름을 나고 일본과 알래스카를 거쳐서 다시 남극으로 돌아갑니다.

우리 연구진이 이 철새에서 감기바이러스의 일종인 신종 아데노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인터뷰> 송진원(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과 교수) : "남극에 서식하고 있는 철새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철새를 매개로 전 세계에 짧은 시간에 전파될 수 있을 그런 가능성이 있어서..."

아데노 바이러스는 사람에게도 폐렴이나 눈병 등을 일으키는 변종이 있어 이번 연구가 특히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한겸(고려대 의대 교수) : "바이러스들이 새로운 변종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거 같아요.그리고 이런 것들이 다시 인간의 세계로 넘어오면 뭐 재앙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극지연구소팀이 남극 빙하 속에서 30만 년 전 박테리아를 추출해 배양했더니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수십만 년 동안 빙하 속에 갇혀있던 고대 세균과 바이러스가 잇달아 발견되고 있는 겁니다.

이런 바이러스들이 현대의 바이러스와 만나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면 슈퍼박테리아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변종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훈(30만 년 전 빙하 박테리아 배양/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 "오래된 고대 미생물들이 풀려 살아난다면 현생에 존재하는 미생물들한테 유전자가 전이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빙하 속 세균이 1900년대 스페인 독감처럼 인간의 면역이나 기존 치료약이 듣지 않는 새로운 전염병을 불러오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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