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 ‘눈물의 부정’…체온으로 딸 살리고 동사

입력 2013.03.04 (21:43)

수정 2013.03.05 (08:38)

<앵커 멘트>

지난 주말 폭설이 몰아친 홋카이도에서 한 50대 아버지가 눈보라속에서  자신은 동사하고  어린 딸을 살린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도쿄  신강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초속 30미터의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몰아친 홋카이도, 2미터가 넘게 쌓인 폭설에 고립 사고가 속출했습니다.

어린 딸을 홀로 키우던 어부 오카다 씨는 어린이집에 맡긴 딸을 데리고 귀가하던 중 눈길에 고립됐습니다.

점점 어두워지면서 휘발유가 바닥나 차 시동마저 꺼졌습니다.

이웃에게 전화를 걸어도 도움을 받지 못하자, 오카다씨 부녀는 차에서 내려 민가를 찾아 나섰습니다.

<녹취> 오카다씨 이웃 주민 : " 어떻게든 걸어가겠다며 차에서 내린다고 오카다씨가 말했어요. 제 친구집에 묵게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

트럭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농가 창고를 발견했지만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었습니다.

다음날, 경찰이 발견했을 때 오카다씨는 눈에 파묻혀 숨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9살인 딸 나쓰네 양은 아버지의 품속에서 기적같이 살아 있었습니다.

오카다씨는 밤새 눈을 맞으면서도 딸을 자신의 점퍼와 몸으로 감싸 안아 딸의 생명을 지켜낸 것입니다.

<녹취> 오카다씨 이웃 주민 : "딸을 끔찍히 사랑한 오카다씨다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해요. 가슴이 아파요."

일본에서는 이번 폭설과 눈보라로 오카다씨를 포함 모두 9명이 사망해 방재 당국의 구조 활동에 헛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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