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경북 구미의 한 화공 약품 제조 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 되는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이 같은 유독 물질 누출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이번 사고로 11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같은 구미 지역의 한 반도체 부품 공장에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난지 불과 사흘 만에 또 터진 사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슷한 사고가 자꾸 일어나다보면 정말 엄청난 사고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염소가스는 사실 화학전에 쓰일 만큼 맹독성 물질입니다. 공기 중에 30-50 PPM 농도의 염소가스가 퍼져있다면 폐에 염증을 일으켜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사망에 이를 만큼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요즘 유독 물질 누출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특히 내로라하는 대기업 삼성전자에서 까지 지난 1월 불산이 누출돼 한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도대체 왜일까요? 해당업체들이 유독성 화학 물질 취급에 있어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온 "안전 불감증"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거기에다 정부의 부실한 관리 감독을 탓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1년 말 현재 환경부에 유독성 화학 물질을 취급하고 있다고 등록한 업체 수는 6천 8백여 곳이 있지만 환경부 산하 관리 감독 인원은 230여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5명이 숨지고 만 여 명이 검진을 받은 구미 불산 누출 사고에서 보듯 주관부처를 놓고도 탱크로리인 만큼 지경부에서 다뤄야 한다, 아니다 증발성 액체이니 환경부다 하고 영역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의 연방 재난 관리청처럼 통합된 관리 감독 기구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당국의 유독성 화학물질 관리 대책이 큰 사고가 터진 뒤의 사후 약방문식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같은 식이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아무리 철저히 관리하고 점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는 유독성 물질 누출 사고 소식에 국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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