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부부가 이혼을 할 때 자녀 양육 못지않게 시끄러운 게, 위자료와 재산 분할을 포함한 '돈 문제'입니다.
법원은 이 '돈 문제'를 어떻게 판결하는지 따져봤더니, 외도와 성별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대신 위자료는 넉넉히 챙겨줄게!"
이혼 부부에게 위자료는 피하기 힘든 쟁점입니다.
실제 이혼재판의 위자료는 얼마나 될까.
성균관대와 경북대 연구팀이 최근 3년간의 판결문 천백 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위자료는 3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위자료에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요인은 성별과 외도 여부.
먼저,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6백만 원 덜 받았습니다.
이혼의 책임이 남성 쪽에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인철(변호사) : "아무래도 아내 쪽에서 이혼 청구를 많이 하고, 상대방 남편의 잘못이 입증된 경우는 아내가 위자료를 받는 경우가 많이 나옵니다."
여기에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위자료는 평균 5백만 원 늘었습니다.
남편에게 맞고 산 아내가 위자료로 3천만 원을 받았다면, 남편이 바람피운 경우엔 3천5백만 원을 받는다는 겁니다.
남편의 외도 때문에 받은 정신적 피해를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이혼 여성(위자료 5천만 원) : "진짜 그거는 헤어나오질 못해요." (배신감인가요?) "네. 배신감. 남편을 믿고 기다렸는데, 알고 봤더니 내연녀랑 살림을 차려서…"
재산분할은 배우자의 외도보다는 성별에 더 영향을 받았습니다.
법원이 여성의 가사노동을 남성의 돈벌이보다 더 낮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박민수(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 "(재산 분할은)남성인 경우에는 좀 더 유리하게 판결을 받았고, 그 다음에 양육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조금 더 유리하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혼 판결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로, 한국경제학회지에 실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