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영농철을 앞두고 해충이나 잡풀을 없애겠다며 논이나 밭두렁을 태우다 산불로 옮겨붙는 일이 많은데요.
논두렁을 태우면 이로운 벌레들이 더 많이 죽어 농사에 해롭다고 합니다.
이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야산 산등성이를 따라 불길이 번집니다.
밭두렁을 태우다가 불씨가 바람에 날려 근처 야산까지 태웠습니다.
올 농사를 앞두고 논두렁을 태우고 있습니다.
해충과 잡초를 없애려고 해마다 이맘때면 불을 놓습니다.
<녹취>논두렁 소각 농민(음성변조): "아무래도 싹 여기 있던 걸 태워버리면 (병해충이)없어지니까 낫죠."
하지만 오히려 손해입니다.
논두렁에서 월동하는 벌레를 조사했더니 해충은 11퍼센트에 불과하고 89%는 해충의 천적들로 나타났습니다.
불을 놓으면 천적들까지 죽여 해충의 증식을 부추긴다는 결론입니다.
<인터뷰>박영규(전북농업기술원 현장지원과장): "천적 서식지를 보호하면 농약 사용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논두렁을 태우게 되면 1ha에 9만 원 정도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결과를 초래.."
또 이렇게 불을 내도, 농사에 방해가 되는 잡초나 풀씨는 그대로 남아있어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해마다 봄철 산불의 주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발생한 산불의 42퍼센트는 논이나 밭두렁 불에서 옮겨붙었습니다.
이렇게 난 불의 산림 피해액만 지난 2년 동안 60억원에 이릅니다.
필수적인 영농준비 절차로 여겨졌던 논두렁 밭두렁 태우기는 이같은 부작용들이 밝혀지면서 다시 재고해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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