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재형저축 ‘과열’…피해 우려

입력 2013.03.14 (07:30)

수정 2013.03.14 (07:52)

<앵커 멘트>

어제로 재형저축 출시 일주일이 지났는데요, 가입자가 벌써 70만 명을 넘어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간 각종 꼼수 영업이 난무하고 가입 자격 논란까지 불거져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보경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재형저축 가입을 위해 은행을 찾은 주부 권보아 씨,

하지만, 소득이 없는 권씨는 가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권보아(주부) : "남편은 5천만 원이 조금 넘어서 들을 수 없고, 저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들을 수가 없으니까 저희처럼 애매한 사람들, 오히려 관심이 있는 층인데 들 수 없어…"

연소득 기준이어서, 소득이 잡히지 않는 일용직 근로자나 청년 실업자들도 제외됩니다.

바꿔 말하면 직장인의 경우 연 근로소득이 5천만 원만 넘지 않으면, 부동산 등의 다른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은행들의 이른바 꼼수영업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은행에서 최고 금리인 연 4.6%를 받기 위해서는 급여 통장을 만들어야 하고 은행 신용카드를 새로 만들어 연 300만 원 이상을 써야 합니다.

<인터뷰> 김희진(회사원) : "최소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번거로운 것 같아…"

손해를 감수하고 고금리 재형저축 상품을 내놨다고 하지만, 따져보면 은행들로서는 손해 될 게 별로 없습니다.

<녹취> 시중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가산금리 줄 때 조건 같은 게 막 들어가잖아요. 장기적으로 보면 이익을 계속 창출할 수 있는 기반 고객이 될 수 있죠. 많이 유치해야!"

이런 속사정 때문에 은행들은 영업점별로 재형저축 할당량을 주며 과열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녹취> 은행 거래 기업체 고객 : "거래 은행 갔더니 은행 직원이 하나만 해 달라고…할당량 채워야 하는 데 미치겠다고 하더라고요."

금융감독원은 뒤늦게 은행간 과당경쟁을 단속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또 고정금리 기간을 7년까지 유지하는 상품을 내놓도록 각 은행에 주문했습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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