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마 선언’ 노원丙에 쏠린 이목

입력 2013.03.18 (05:52)

수정 2013.04.11 (09:49)

<녹취> 3월 11일 안철수 전 교수 귀국 : "후보 사퇴해서 새정치 위해 가시밭길 가겠다고 했다 이제 약속을 지키려면 더 낮은 자세로 현실과 부딪치면서 가야 한다"

<녹취> 4월 재보선 서울 노원병 출마 선언 : "노원에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새로운 정치에 출발을 하겠다"

<녹취> 이철우(3/11) : 안이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새정치보다 구태 정치를 보여줬고 단일화 타령만 하다 퇴장한 적이 있다"

<녹취> 이용섭(3/5) : "안철수 현상은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혁신의지 보여주지 못하면 신당창당은 시간 문제다"

<녹취> 이정미(3/3) : "정치 복귀의 첫번째 선택지가 노원병이라는 데 대해 진정당은 매우 유갑스럽다 유권자들이 선택한 노회찬 의원직이 사법부에 의해 짓밟힌 곳이다.

<기자 멘트>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돌아왔습니다.

이번 4월 재보선에 바로 이곳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대선에서 안 전 교수는 국민들에게 기존 정치를 벗어난 '새로운 정치'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이제는 신당 창당까지 염두에 두고 그 새로운 정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정치 세력화에 나설 전망인데요,

안 전 교수의 귀환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현실 정치의 링 위에서 선 안 전 교수의 시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리포트>

귀국 이틀 뒤 곧바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예비 후보로 등록한 안철수 후보, 지역구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예비후보로서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녹취> "이번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녹취> "(보통정치인 같은 느낌이 드는데, 대선 때하고 마음가짐이 달라진 점이 있으세요?) 초보 정치인으로서 현실 정치에 몸을 던진다 그런 마음으로 지금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뵙고 말씀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 전 교수가 노원병 선거구를 선택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권에 힘든 지역으로 인식되는 고향인 부산의 영도를 피하고, 비교적 쉬운 길을 택했다는 겁니다.

<녹취>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지역구가 쉽다 어렵다는 그런 말씀은 주민 분들께 굉장히 큰 실례가 되는 그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코 저는 쉬운 선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녹취> "(부산 영도 출마는 전혀 고민 안해보셨나요?) 정치인들마다 정치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일이 있고 비전이 있고 꿈이 있습니다. 저는 수도권부터 시작하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여기에 출마했습니다."

안철수 전 교수의 출마 선언으로 서울 노원병 지역의 선거 구도가 복잡해졌습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과 관련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뒤, 진보정의당은 노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를 이 지역의 후보로 공천했습니다.

<녹취> 김지선 : "노회찬 대표가 거대 재벌과 권력이 유착한 것을 폭로했기 때문에 국회의원직을 잃었지 않습니까? 새 정치를 주장하시는 분이라면 이 지역에 나올 때 충분히 논의를 하고 합의를 했어야 한다고"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자, 민주통합당은 후보를 공천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했던 안 전 교수를 상대로 싸울 후보를 낸다는, 공천의 모양새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야권 단일화로 노회찬 전 의원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이동섭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불사까지 외치고 있습니다.

노원병의 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은 논의조차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새누리당에서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을 했습니다.

<녹취> 허준영 : "서울시장 한다고 하다 그만두고 또 대통령 출마한다 그러다가 그만두고 또 미국 갔다가 갑자기 와서 여기 출마하시겠다는 그 뜻을 그게 도대체 무슨 권력욕에서 작용하는 건지"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대항마로 홍정욱 나경원 원희룡 전 의원 등 유력 정치인이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노원병이 4월 재보선의 뜨거운 선거구로 떠오른 것입니다.

야권이면서 제 3의 정치를 지향하는 안철수 전 교수의 귀환에 가장 긴장한 쪽은 민주당입니다.

특히 예상보다 빠른 그의 정계 복귀가 내년 지방선거까지 내다보는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면서 안철수발 정계 개편이 민주당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녹취> 이용섭(차기 당권 출마 선언) : "민주당의 살 길은 안철수의 정치행보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국민만을 보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혁신하는 길 뿐이다."

민주당내에는 안 전 교수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이 있습니다.

주류인 이른바 친노측은 안 전 교수를 경계하고 비판합니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 측이 문재인 후보에게 안 후보를 미래대통령으로 공식화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비난성 말까지 나왔습니다.

안 전 교수는 부인했습니다.

<녹취> "실익도 없는 요구를 할, 그런 바보같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반면 비주류측에서는 안철수 전 교수와의 연대를 염두에 둔 발언이 나옵니다.

<녹취> 김한길 : "새정치 정치 혁신 그 분 혼자서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안철수 교수가 껴안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 상당부분 교집합이 있기 때문에..."

안 전 교수의 등장으로 민주당의 변화의 폭과 방향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박상철(경기대 교수) : "5월 4일 전당대회라는 것은 민주통합당이 다시 태어나기 위한 하나의 그 시간대가 되겠지만 어쩌면 그것이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분화과정의 첫 출발이 될 수도 있다"

안철수 전 교수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긴 여권도 마찬가지, 심재철 3/14 새누리 최고위 "안철수의 노원병 선택은 새 정치보다 뱃지라는 이익 더 중요시, 그릇의 크기를 짐작케 한다."

안 전 교수의 등장으로 집권 초기,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중점을 두는 정책 목표들보다,

안 전 교수가 주장해온 정치 혁신의 요구가 더 강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형준 : "새 정부의 긴장감을 높이면서 정치 개혁과 관련된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해줄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이고 젊은 세력을 중심으로 당에서 목소리를 내게 해줄 수 있는 충격을 분명히 줄수밖에 없다는 거죠"

안 전 교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기성 정치권의 변화를 추동하는 안 전 교수의 역할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녹취> "악순환되어있던 구태 정치 모습이 그분으로 인해 선순환되지 않을까"

<녹취> "기존정치인들이 하고 있는 정치문화를 정말 바꿔서 우리 서민들의 민생에 맞는 정치, 서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는 분이 아닐까"

대선 이후 82일만에 재보선에 등장한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시민들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녹취> "나오기 위해서 지역을 옮긴다는 거는 진짜 진정성이 없는 거죠"

<녹취> "자기가 이쪽으로 나오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리로 결정을 지은 거 같더라고"

<녹취> "새 마음으로 한다 하니까 또 잘 하나 봐야지"

<녹취>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실천을 하셔야 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격적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든만큼 안 전 교수는 정책보다는 구호처럼 느껴졌던, 새 정치의 실현방안에 대해 보다 분명한 답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녹취> 박명호 : "새 정치라고 하는 추상적인 요구를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 방법은 안철수 정치의 선한 의도를 결과적으로 선한 결과로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안 전 교수는 새 정치의 실현을 위해 내용의 구체화 뿐 아니라, 현실적인 정치세력화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정치권의 이합집산, 즉 정계 개편을 통해 제 3의 신당을 창당하는 것, 안 전 교수 스스로도 그같은 의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녹취> 안철수 : "(현실정치에 있는 분들도 같이 하셔야 되는데, 그러니까 힘을 키우는 것인데요, 그런 것도 생각하십니까) 새로운 정치라는 게 지금까지 정치를 전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람들만 모여서 하는 정치가 새로운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나름대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 뜻을 펴기 위해서 노력하셨던 분들 그렇지만, 여러 가지 문화적인 제도적인 한계로 자기 뜻을 못 펴셨던 분들이 제대로 뜻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것도 저는 새 정치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

빠른 정계 복귀, 명분보다는 실리적인 지역구 선택, 기성정치인까지 흡수해 세를 불리겠다는 공격적인 세력화 계획, 안철수 전 교수는, 이제 분명한 현실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노원병 선거구가 그 첫 시험무대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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