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없는 ‘선택진료’…환자들 부담만 가중

입력 2013.03.19 (06:30)

수정 2013.03.19 (08:38)

<앵커 멘트>

경력이 많은 특정 의사를 지정해서 진료를 받는 것을 '선택 진료'라고 하는데요.

이 경우 어떤 명목으로 병원비를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 아는 환자가 거의 없습니다.

환자의 선택권이 배제된 채 병원 수입원으로 전락한 선택진료제, 대안은 없는지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야가 갑자기 뿌옇게 흐려져 대학병원을 찾은 30대 남성.

백혈병 진단이 나왔고, 급하게 입원했습니다.

<인터뷰> 이운영(급성 백혈병 환자) : "어떤 의사분이 계시는지 저희는 전혀 알 수 없었고 (병원에서) 어느 교수분이 치료를 해주실 거다..."

이 환자의 병원비 영수증입니다.

진찰료를 비롯해, 입원료와 검사료, CT 촬영료까지 모두 선택진료비가 가산됐습니다.

세 차례 입원에 선택 진료비만 330만 원이 넘습니다.

대학교수급 의사나 10년차 이상 전문의 등 경력이 많은 의사를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선택진료제.

그 대가로 환자는 진료비의 20%에서 100%까지를 더 부담합니다.

문제는 선택진료 대상이 아닌 의사가 병원별로 한두 명뿐이어서, 사실상 선택 진료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용덕(건강세상네트워크 국장) : "선택진료와 과잉진료와 의사성과급의 연결고리가 구조적으로 환자들의 피해를 대단히 키우고 부당한 진료비용이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빅4로 불리는 대형병원의 한 해 선택진료비 수입은 평균 630억 원.

전국 300여 개 병원서 올리는 수익이 2조 원에 달합니다.

일부 시민단체 주장대로 선택진료비를 없앨 경우 병원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

따라서 병원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비용 절감 노력이 절실합니다.

의사나 의료기관에 대한 질 평가를 통해 의료 수가를 보전해주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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