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급기야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그리고 한국 내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사격 대기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바로 전날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B-2 스텔스 폭격기는 핵폭탄의 탑재가 가능할 뿐 아니라 레이더를 피해 은밀히 침투할 수 있는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핵 폭격기입니다. 체제 붕괴를 가장 우려하는 평양 당국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유의해서 볼 부분은 북한의 대응입니다. B-2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이 확인된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사일 사격 대기 명령을 내린 점입니다. 미국도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서는 과거와 바뀐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최근 미국 서부 해안의 미사일 기지를 강화하겠다고 한 것도 북한이 과거 보다 더 위험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그런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헤이글 미 신임 국방장관의 얘깁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지금까지 취해온 도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거기에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순간 핵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은 북한의 오판을 막을 수 있는 억지력의 적시적인 시위로 비쳐집니다. 대북 지원과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는 하지만 동시에 적절한 압박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며칠 전 마지막 남은 당국 간 대화 채널인 서해지구 군 통신선마저 차단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은 오히려 대화를 강하게 원한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긴장의 최고조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한 한미 두 나라의 동맹관계에 입각한 외교적 협력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오는 5월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의 일정을 앞당기는 문제도 고려해 봄 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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