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서 채취한 미생물 ‘나무 살린다’

입력 2013.04.08 (06:38)

수정 2013.04.08 (07:17)

<앵커 멘트>

남부 지방에서 한창이던 벚꽃이 서서히 중부 지방까지 올라와 봄 기운을 한창 느끼게 하는데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벚나무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병충해를 막는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얀 꽃잎들이 햇살을 받으며 탐스럽게 피어있는 벚꽃길입니다.

이런 벚나무에 살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모습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바실러스 세균에 속하는 이 미생물이 식물의 병을 막고 생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연구진은 3년전부터 이 세균을 대량 배양해 벚나무에 실험해봤습니다.

미생물을 뿌리지않은 벚나무는 천공병에 걸려 잎에 구멍이 숭숭 났지만 미생물을 뿌린 벚나무 잎은 구멍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미생물을 처리해준 나무들은 꽃도 더 빨리 피웠습니다.

<녹취> 연구원 : "길 건너편 나무는 처리를 하지않았고 여기는 미생물 처리를 했기때문에 이쪽에서 꽃이 더 빨리 피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벚나무뿐 아니라 은행나무와 이팝나무 같은 가로수들도 잎이 두꺼워지고 병에 잘 걸리지 않는 등 면역 기능이 활성화됐습니다.

<인터뷰>류충민(박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합성연구센터) : "나무의 생장을 좋게 할 뿐 아니라 생태계나 인간에게 전혀 해가 없기때문에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식물은 한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기때문에 동물에 비해 다양한 면역 유전자가 발달해있습니다.

이러한 식물 면역 개념을 도입하면 가로수 길을 좀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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