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임상협, 가시밭길 지나 ‘부활 날갯짓’

입력 2013.04.22 (13:00)

수정 2013.04.22 (19:56)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미드필더 임상협(25)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임상협은 21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26분 선제골과 후반 47분 추가 골을 뽑아내 2-2 극적인 무승부에 앞장섰다.

이날 임상협의 골은 시즌 3, 4호 골이었다. 초반 가파른 상승세로 골을 뽑아낸 그는 현재 득점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부산이 올 시즌 올린 9골 중에 절반가량을 임상협 혼자 책임진 셈이다.

임상협의 활약 덕분에 부산은 최근 4경기에서 2승2무로 무패행진을 달리며 승점 12(3승3무2패)로 6위에 자리매김했다.

임상협은 그간 외모로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여기서기까지 그도 어두운 뒤안길을 지나야만 했다.

임상협은 2006년 장훈고 재학 당시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선수권에서 팀이 2관왕에 오르는데 앞장서며 떡잎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어그러졌다. 당시 숭실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뜻이 좌절됐다. 대신 그를 눈여겨보고 있던 일본 류츠케이자이대학의 제의로 일본행을 선택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오고 바로 J리그로 진출하려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희망은 또 깨졌다. 일본 대학생활은 한국과는 달랐다.

일본 대학에서는 선수들에게도 축구보다 학업을 우선시해 제대로 몸만들기를 할 수 없었다. J리그 팀과 붙기는커녕 현지 3부 리그 팀과만 싸우다보니 실력 차도 느껴졌다.

여기 있다가는 선수로 제대로 클 수 없다는 생각에 고민이 커졌다.

결국 그는 일본 생활을 접고 K리그 진출을 타진, 2008년 11월 대학 재학 도중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 3월 8일 그는 자신의 K리그 데뷔전이자 전북의 2009시즌 개막전에서 감격스런 데뷔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이후 16경기에 더 나왔지만 그 시즌에 더는 골을 올리지 못하고 데뷔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에는 출전 기회도 7회로 뚝 줄었다. 공격 포인트는 0이었다.

선배들의 틈바구니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탓이 컸다.

2011시즌을 앞두고 그는 절치부심하며 부산으로 옮겼다.

그 해에 그는 34경기에 나와 10골, 2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주춤거렸다. 39경기로 꾸준하게 출전했지만 3골, 1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시즌 전부터 발목 부상이 있었지만 쉬지 못하고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완전하게 몸 상태가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전 시즌에 잘하다 보니 주변에서 기대가 높아진 점 역시 부담이었다.

공격 포인트가 주춤하자 일부는 얼굴로만 축구를 하느냐며 터무니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임상협은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신임 윤성효 감독이 몸 관리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덕도 많이 봤다.

윤 감독은 하루 90분 자신이 지휘하는 훈련을 제외하고 선수들이 각자 모자란 부분을 채울 수 있게 자율 훈련 시간을 준다.

자기 몸 관리할 시간이 늘어나면서 임상협은 발목 부상을 완전히 털어냈다. 선수들을 믿고 선수 스스로 훈련을 맡기는 윤 감독을 보고 신뢰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도 생겼다.

시즌 초반 맹활약의 동력을 충분히 얻은 셈이다.

부산 관계자는 "상협이가 그간 외모 때문에 저평가를 많이 받아 안타까웠는데 요즘 잘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짠하기까지 하다"며 "올 시즌에는 2011년보다 더 잘하는 게 목표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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