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명가 성남, ‘강팀 킬러’ 거듭난 비결!

입력 2013.04.22 (14:16)

수정 2013.04.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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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 재건을 꿈꾸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성남 일화가 우승 후보 3팀을 차례로 격파하며 '강팀 킬러'로 거듭나고 있다.

허술했던 수비 조직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황에 따라 수비와 공격을 넘나드는 '김한윤 시프트'는 새로운 성남 축구를 단순한 수비축구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든다.

성남은 5라운드까지 2무3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시즌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올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의 70% 이상을 물갈이하면서 조직력이 저하된 탓이 컸다.

윤빛가람과 김성환, 홍철, 남궁도, 하강진 등 기존 주축 선수를 내보낸 대신 김동섭, 김한윤, 김태환, 심우연, 제파로프, 현영민 등을 등록 마감 시한을 꽉 채워가며 데려왔다.

사실상 안익수 감독 체제 아래 새 팀이 꾸려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시즌까지 다양한 팀에서 뛰던 선수들이어서 결정적인 순간 손발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따.

안익수 감독은 최하위에 머물던 당시 상황 자체가 최근 3연승을 달리게 된 원동력이 됐다고 봤다. 꼴찌 타이틀이 오히려 촉매가 돼 선수들이 '화학적 융합'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안 감독은 "5라운드 이후 선수들이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나는 열정을 가지고 매 경기 충실하자고 강조했을 뿐이다. 실패한 경기에서 성공의 요인을 찾아낸 건 선수들이었다"고 말했다.

진짜 한 팀으로 거듭난 성남은 이후 우승후보 전북 현대와 디펜딩챔피언 FC서울을 격파했다. 지난 주말에는 단단해진 수비로 울산 현대의 '철퇴'를 무력화시켰다.

컨디션이 늦게 올라와 5라운드 부산전에서야 성남 데뷔전을 치른 수비형 미드필더 김한윤의 활약도 최근 상승세의 이유다.

상대 공격진 숫자가 많은 때에는 김한윤이 후방 깊숙이 내려와 5백을 형성한다. 반대 상황에서는 전진해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맡는다. 김한윤은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장했다.

김한윤은 "성남이 수비 축구를 구사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경기 전 감독님의 주문이 상대팀에 따라 많이 다르다. 울산전 후반과 서울전에서는 전방으로 올라가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시절 상위 스플린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안 감독의 '질식축구'가 성남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즌 전 강도 높게 이뤄졌던 동계훈련의 성과는 새로운 성남 축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성남은 12월 중순부터 두 달여 동안 울산, 목포, 제주 등을 오가며 동계훈련을 했다. 이동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체력 중심의 훈련을 했다.

김한윤은 "감독님이 훈련장과 경기장을 가리지 않고 워낙 정신력을 강조한다. 조금만 집중력을 잃어도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더라"고 전했다.

성남은 27일 전남을 홈으로 불러들여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타진한다. 현재 1승4무3패로 리그 11위에 머물러 있는 전남은 성남이 최근 상대한 3팀에 비해 손쉬운 상대다.

그러나 안 감독은 "아직은 팀이 덜 여물었다. 여기서 만족하고 경각심을 갖지 못하면 좋은 상황은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며 자만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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