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대형마트 휴업 1년…규제 강화 실효성은?

입력 2013.04.22 (21:20)

수정 2013.04.22 (22:01)

<앵커 멘트>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일전 당시 거포 이대호 선수의 모습입니다.

홈런 타자도 이렇게 양보의 번트로 팀을 살립니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 등 골목상권 살리기도 홈런 타자 격인 대형마트가 양보를 해, 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였죠?

대형마트 영업규제 마침 오늘로 꼭 1년입니다.

과연 그 취지대로 결과가 나타난 건지 정수영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주부 권영분 씨는 1년 전 의무휴업제 시행 이후 장보는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일요일 대형마트에 가서 보던 장을 토요일로 바꾼 겁니다.

일요일에 문 닫는 경우가 많아 하루 전으로 앞당긴 건데 장은 여전히 대형마트에서 봅니다.

<인터뷰> 권영분(경기도 파주시 교하동) : "시장도 있지만 거기는 이걸 사기 위해서 저 쪽으로 가야 되고 다른 품목을 사기 위해서 또 이동해야 되고 번거로움이 좀 있죠."

골목 상권을 보호하자며 최다 한달 두 번, 일요일엔 대형마트를 쉬게 한 이 제도는 얼마나 실효를 거뒀을까요.

<기자 멘트>

전국 대형마트의 한 달 매출 규모는 2조6천여 억원, 의무휴업제 이후 이 매출이 한달 평균 약 9%, 2300억원 넘게 줄어 들었습니다.

이 중 얼마가 골목상권 몫이 됐을까요?

추산해 보니 500억원 정도, 20% 내외 입니다.

나머지 80%는 골목상권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새 나갔다는 얘깁니다.

대형마트가 쉬면 어디서 장을 볼까요?

전통 시장에서 장 보겠다는 소비자는 14%, 작은 슈퍼마켓은 13%에 그쳤습니다.

모레부터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더욱 강화됩니다.

한 달 2차례 반드시 공휴일에 쉬어야 하고 최대 24시간 허용했던 영업시간도 오전 10시에서 자정까지만으로 제한됩니다.

규제 강화를 앞두고 골목상권과 대형마트는 어떤 표정일까요?

<리포트>

<녹취> "떨이요 떨이!"

이 시장 상인들은 모레부터 본격화 될 대형마트 규제 강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젠 평일이 아닌 사실상 일요일에 문을 닫게 돼 반사 이익이 지금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은미(서울 망원시장 상인) : "홈플러스 만약에 쉬거나 마트들이 쉴 때는 두배 이상이 뛰어요. 매출 자체가. 손님들도 많이 오시고요."

그러나 침체된 시장은 사정이 다릅니다.

근처 2곳의 기업형 슈퍼마켓 때문에 이미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진 이 곳은 시큰둥합니다.

<인터뷰> 이유식(서울 충신시장 상인) : "(대형마트) 논다고 하면 다 미리 사다놓지 여기 시장이 사람이 없어서 안 와요. (마트 영업규제) 해주면 고맙지, 근데 안 와요."

<녹취> "오늘만 싸게 팔아요."

대형마트들은 매출 끌어 올리기에 막바지 안간힘을 쏟는 중입니다.

1분기 매출이 8% 넘게 떨어진 터라 모레부터 영업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보는 겁니다.

<인터뷰> 김상민(대형마트 홍보팀) : "일요일 매출 비중이 상당히 높은, 대형마트 매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10%정도 매출 감소가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들은, 의약품. 화장품을 주로 파는 드러그스토어와 편의점 등 의무 휴무 대상에서 빠진 다른 업종으로의 진출까지도 추진중입니다.

<앵커 멘트>

지난 1년을 평가해 보니 대형 마트 규제만으로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깔끔한 매장, 무빙워크와 쇼핑 카트, 그리고 넓은 주차장...

대형 마트 같지만 이곳은 95년 역사의 전통시장입니다.

완벽하게 새 단장한 겁니다.

근처 대형 마트들을 찾던 손님들이 돌아오기 시작하더니

<인터뷰> 조명옥(전북 군산 경암동) : "깨끗하기도 하고, 또 사람도 좀 친절하게 대해주고, 여러 가지로 괜찮죠."

1년 만에 이 시장의 월 평균 매출은 30% 오른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이복덕(군산 공설시장 상인) : "기존에 4~50명. 지금은 70~80명, 100명 그렇게 와요."

이 작은 슈퍼마켓의 1.5리터 탄산음료 가격은 2천 원, 1월보다 2백 원 낮췄습니다.

슈퍼 주인의 이익도 늘어났습니다.

소형 슈퍼마켓 350여 곳이 뭉쳐 공동 물류센터를 만든 덕입니다.

식료품 공장에서 영업소 등을 거치는 5단계 유통구조를 공동 물류센터만 거치는 3단계로 줄여 4천여 품목이 싸진 겁니다.

<인터뷰> 김용호(중소유통 물류센터 전무) : "(소매점의) 재고를 줄여줌으로써 금리 비용이나 유지 비용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이 가겠죠."

이처럼 공동 물류로 유통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공동 마케팅으로 브랜드 경쟁력도 갖추는 것, 골목상권에 돈이 흘러가게 하기 위한 대안입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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