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광대’ 감정 노동자의 애환

입력 2013.06.04 (12:27)

수정 2013.06.04 (14:03)

<앵커 멘트>

최근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유명 대기업 상무의 폭언 논란 등을 계기로 감정노동자 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졌죠.

이번 달 임시국회에서도 감정노동 피해를 산업재해에 포함시키는 등 관련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입사 전부터, 미소짓는 교육을 받고, 자연스러운 웃음을 위해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는 감정 노동자들의 애환을 우한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한 대리운전 콜센터의 통화내용입니다.

<녹취> 대리운전 상담원 : "욕은 그쪽은 먼저 하셨죠, 내가 먼저 했습 니까? 무슨 일인지 알아야 해결을 해드리고..."

고객의 거친 항의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습니다.

<녹취> 대리운전 상담원 : "기사한테 기분나쁜 일었으면 기사한테 따져야지 왜 상황실에 전화해서 이딴식으로 합니까 고객 님!"

인터넷에서 큰 호응을 얻은 이른바 '패기녀 상담'입니다.

<녹취>"서울시 120 상담센텁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

욕설과 성희롱도, 장난 전화도 웃음으로 참아내야 합니다.

<녹취>120 상담원 : (캥거루하고 고릴라하고 싸우면 누가 이겨요?)"인터넷 자료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감정을 절제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 훈련은 입사 전부터 시작됩니다.

<녹취>"위스키, 위스키~ 유지하세요"

미소에 자신 없는 여성들은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성민(성형외과 전문의) : "승무원이나 아나운서 지망생들.. 서비스업에서 대인관계를 많이 하시는 분이 자기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이렇게 서비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고객 감동을 외치는 사이, 직원들 가슴은 숯검댕이 됩니다.

<인터뷰> 한지혜(전 백화점 판매원) : "제 표정은 없어지는거에요. 가족들하고. 되게 일처럼 여겨져서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말이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웃음으로 소비자들에게 헌신하는 감정 노동자들, 속으로는 울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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