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우 봤다” 신고 받고 7시간 손 놓은 경찰

입력 2013.06.15 (07:12)

수정 2013.06.15 (16:53)

부산경찰이 탈주범 이대우(46)를 봤다는 신고를 받고도 무려 7시간 가까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화가 난 목격자가 신고 이후에 112에 직접 전화해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이대우가 도주한 지 25일 만인 14일 부산에서 극적으로 붙잡히지 않았다면 이 같은 경찰의 안이한 대응은 두고두고 질타의 대상이 될 뻔했다.

경찰에 따르면 목격자 김모(51)씨는 지난 13일 오후 6시 40분께 주거지 근처인 부산 동래경찰서 모 파출소에 가서 "이대우를 본 것 같다"며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줬다.

그러나 이 파출소는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는 등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다가 2시간 반쯤 뒤인 오후 9시 3분 부산 남부경찰서 모 지구대에 전화로 통보했다.

이 지구대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려고 1분 뒤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김씨가 "신고한 지가 언젠데 이제 전화를 하느냐"며 끊어버렸다.

이 지구대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아무런 조처를 안했다.

화가 난 김씨는 오후 9시 24분께 112에 전화해 "이대우 비슷한 사람을 봤다고 아까 신고했는데 경찰이 이제야 전화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한 뒤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이에 따라 김씨의 휴대전화기 위치를 추적, 오후 9시 50분께 부산 동래구 모 포장마차에 있는 김씨를 찾아 목격 지점을 확인했고 부산지방경찰청 상황실에도 보고했다.

이에 따라 남부경찰서는 14일 오전 1시 15분께 김씨가 이대우를 목격했다는 폐가 주변을 한차례 수색했다.

김씨가 경찰에 신고한 지 6시간 35분가량 지났을 때다.

그러나 경찰은 이때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김씨가 철거작업을 위해 출근한 이날 오전 7시 30분이 넘어서야 이대우를 봤다는 폐가에서 플라스틱 그릇 등을 수거했다.

경찰은 이어 오전 9시 10분께 그릇 등에서 지문을 채취했고 오전 10시 55분께 이 지문이 이대우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씨가 신고한 지 무려 16시간 이상 지났고 이대우가 현장을 떠난 지 26시간이 지났을 때다.

부산지역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고자가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초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신고내용을 제때 보고하지 않은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문제의 파출소와 지구대 등에 대한 자체 감찰에 착수했고 잘못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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