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진상품’ 전주 부채, 천년 세월의 변신

입력 2013.06.17 (06:41)

수정 2013.06.17 (09:05)

<앵커 멘트>

예로부터 전주 부채는 임금님 진상품으로 널리 알려졌는데요,

천년 전통의 전주 부채가 현대적 감각으로 진화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중호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직선과 곡선의 오묘한 조화 속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합죽선,

삼색의 둥근 문양이 어우러져 화려함의 극치를 선보이는 태극선까지.

천년 넘게 고풍스러움을 간직해온 전주 부채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적 감각의 색상과 맵시의 요즘 부채는 어떤 모습일까요? 함께 감상해보시죠.

은은하지만 탐스러운 이 단선(團扇)은 가녀린 잎맥까지 또렷한 한 장 연잎으로 되살아났습니다.

풀빛으로 곱게 물든 이 합죽선의 갓대에는 소담스런 매화가 줄줄이 맺혔고,

네모지고 기다란 이 부채는 그냥 쳐다 보기만 해도 장쾌하고 시원스럽기만 합니다.

<인터뷰> 김은주(전주부채문화관 큐레이터) :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파스텔 톤도 있고요. 또 연세가 있는 여성 분들은 강렬한 색을 좋아하세요. 붉은색이나 녹색 이런 강렬한 색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담한 크기와 산뜻한 맵시.

부채 장인들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 작품 2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예로부터 이맘때 전주 부채는 무더위를 함께 이겨내려는 사람들의 정표(情表) 노릇을 톡톡히 해왔습니다.

<인터뷰> 김은주 (전주부채문화관 큐레이터) : "전주에서 가장 좋은 부채를 임금님께 진상했는데요. 또 임금님께서 진상된 부채를 다시 신하들에게 하사를 해서 더위를 이겨내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갖가지 인공 바람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전주 부채는 묵직한 바람을 품고 천년 세월 변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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