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훌륭한 선수 돼서 K리그 돌아올래요”

입력 2013.06.21 (22:30)

수정 2013.06.2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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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올스타전에서 '왕별'로 뽑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K리그로 돌아오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구자철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3'에서 기자단 63표 가운데 24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데다 오랜만에 K리그에서 거둔 쾌거라 기쁨이 두 배였다.

기자회견실에 들어서자마자 구자철은 한껏 기쁜 표정으로 "고맙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구자철은 "장가가기 전에 좋은 추억을 안고 올스타전을 마치게 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구자철은 이날 K리그 출신 해외파 선수 자격으로 올스타전에 특별 초대됐다.

2011년 독일 프로축구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며 K리그를 떠나기 전까지 구자철은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4년간 뛰었다.

구자철은 팀챌린지 소속으로 후반 50분 김형일(상주)과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염기훈(경찰)에게 주장 완장까지 넘겨받은 그는 1-2로 뒤지던 가운데 동점 골을 뽑아내 팀챌린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어 같은 날 결혼하는 동료 김재성(상주), 결혼식을 열흘 가량 앞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함께 '결혼식 세리머니'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구자철은 "팀 내 누군가 의견을 냈는데 나나 재성이 형이나 성용이나 거부감 없이 팬들이 즐거워하리란 생각이 들어 한번 연습을 거치고 세리머니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전에 골이 얼마 들어가지 않아 세리머니를 못할까 봐 노심초사했는데 세리머니를 하게 돼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장 완장을 찬 것도, MVP를 받은 것도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K리그 주인이라기보단 손님인 자신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같아서다."

구자철은 또 "K리그 챌린지 출신 형들이 주장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주장 완장을 거부했는데 형들이 배려해줬다"며 "K리그를 사랑하는 선수로서 MVP 상금은 좋은 곳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적은 관중에 안타까움도 털어놨다.

구자철은 "K리그 별들이 모인 자린데도 관중석이 비어서 굉장히 아쉽다"며 "내년에는 더 많이 준비를 해서 관중석에 빈 곳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K리그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과시하며,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굳은 뜻도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어려움이 많았는데 K리그가 성장할 발판을 줬다"며 "30년 전 K리그 출범을 이끈 선배들에게 K리그 한 선수로서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늘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유럽에서 더 훌륭한 선수로 커서 K리그로 돌아오는 게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결혼식을 앞둔 새신랑답게 긴장과 설렘도 숨기지 않았다.

애초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결혼식에 못 온다는 소식에 그는 "결혼 준비가 바빠 특별히 섭섭하지도 않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오시느냐보다 내일 결혼식장에서 어떻게 걸어 들어가야 할지 고민된다"며 "결혼식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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