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중고 하드디스크서 개인정보 ‘줄줄’

입력 2013.06.23 (07:28)

수정 2013.06.23 (16:11)

<앵커 멘트>

컴퓨터의 뇌 역할을 하는 저장장치, 바로 하드디스크인데요.

해마다 3백만 개가 버려지거나 중고로 팔려나가는 하드디스크에서 소중한 개인정보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대책을 김 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고 컴퓨터를 판매하는 서울의 한 전자상가.

점포마다 컴퓨터용 중고 하드디스크를 팔고 있습니다.

구입 문의를 하자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해 새 제품이나 다름없다고 자신합니다.

<녹취> "(하드 상태는 다 확인이 된 건가요?) 예, 고객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분이 쓰시던 데이터들도 다?) 완벽한 걸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과연 그럴까?

취재진이 무작위로 중고 하드디스크 25개를 구입한 뒤, 간단한 복원 프로그램을 이용해 데이터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그 결과 20개 하드디스크에서 255만 9천 개의 파일을 복구했습니다.

주민등록증과 개인 통장 사본,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주소록은 물론 기업체의 세금계산서와 견적서까지,

민감한 개인정보와 기업 정보들이 마구 쏟아집니다.

<인터뷰>이상진(고려대 교수): "포맷을 하면 파일의 목록 정도가 없어지는 거고 실제 파일의 콘텐츠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폐기 대상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강한 자기장을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하면 고객의 개인정보를 깨끗하게 파괴할 수 있습니다.

아예 구멍을 뚫어 폐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녹취>박주형(전문처리업체 사장): "물리적으로 구멍을 뚫어서 손상을 시켰기 때문에 복구가 불가능하게 된 그렇게 된 하드 디스크가 돼버렸습니다. "

재활용할 하드 디스크는 데이터를 세 번 덧씌우면 원래 데이터가 완전히 지워집니다.

선진국들은 개인 정보를 다루는 기업의 경우 반드시 이런 절차에 따라 폐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범석(델 코리아 이사): "하청업체가 문제가 생겨서 데이터의 유출이 있었을 경우 그 하청업체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청을 준 본 기업을 처벌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개인정보와 관련된 전자 파일은 영구 삭제하고 인쇄물 등은 파쇄하거나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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