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스노든 파문 일파만파

입력 2013.06.25 (00:02)

수정 2013.06.25 (09:47)

<앵커 멘트>

미국 정보 기관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사찰활동을 폭로해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킨 前 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드.

<인터뷰> 에드워드 스노드(前 CIA 직원) : "내 개인 이메일 계정만 있다면 책상에 앉아서 당신부터 연방 판사,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도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미국에 이어 영국 정부도 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인 감시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고 추가 폭로했습니다.

그의 메가톤급 폭로는 연일 국제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데요.

그의 신병 인도를 놓고 외교 마찰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스노든 파문, 국제부 이민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먼저, 그동안 홍콩에 은신하고 있던 스노든이, 러시아의 모스크바로 떠나 공항에서 머물고 있다죠?

<기자 멘트>

네,일단 홍콩을 떠났습니다.

미국이 그렇게 스노든의 신병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결국 실패하고 만거죠.

현재 모스크바 공항 환승구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검찰은 이에 앞서 스노든을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스노든의 신병을 인도해달라고 홍콩 당국과 계속 접촉해왔는데요.

백악관까지 나서 압박했지만 결국 소용없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신병 확보가 어려워진 당혹스러운 처지가 됐습니다.

이번엔 러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는데, 러시아 당국은 체포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습니다.

스노든의 최종 망명지로는 에콰도르행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인터뷰> 리카르도 파티노(에콰도르 외무장관) : "우리는 스노든에게 망명을 신청하면 충실히 검토하겠다고 전달했고,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습니다"

에콰도르는 중남미의 대표적 반미 국가죠.

최근에도 위키리스크의 어산지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물의 망명을 허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선 스노든이 탄 여객기를 미국이 강제착륙시킬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질문> 스노든이 이렇게 망명길에 나서기 전 홍콩에서 또 추가 폭로를 했죠?

<답변> 영국이었습니다.

영국 역시 미국 못지않게 민간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해왔다는 것이죠.

이렇게 수집한 자료를 미국과 공유해 파문이 더 컸습니다.

북미 대륙과 유럽을 잇는 광케이블에, 영국이 비밀리에 감청 장치를 설치했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시간이라는 뜻의 라틴어, '템포라'라는 명칭이 붙여졌는 데 5년 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개된 기밀문서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매일 2백개가 넘는 광케이블을 해킹했구요.

이를 통해 6억 건의 전화 통화와 3천 9백만 기가바이트의 이메일, 인터넷 사용 기록 등을 몰래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스노든(前 CIA 직원) :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당신은 감시당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저장 능력은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영도서관이 보유한 장서의 백 90배가 넘는 분량의 정보를 매일 들여다 본 셈입니다.

이에 앞서 영국이 지난 2009년 런던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대표단을 도청, 감청한 사실도, 스노든의 폭로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질문> 스노든의 추가 폭로가 더 있었죠?

중국도 미국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의 피해자가 됐다구요?

<답변> 네, 스노든은 중국의 명문대학교와 통신사도 미국의 주요 감시 대상이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두 곳을 집중적으로 감시한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칭화대입니다.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전국이 지난 1월, 이 곳의 컴퓨터와 서버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칭화대에 중국의 6대 주요 기간망 중 하나인 교육연구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이 기간망을 통하면 수백만 중국인들의 인터넷 정보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칭화대 학생 반응 한번 들어볼까요.

<녹취> 루이(칭화대 대학원생 ) : "과거에는 첨단 기술의 인터넷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하지만 그 속엔 굉장한 안전 위협이 숨어있었어요."

또 미국이 중국 통신사를 해킹해 수백만 건의 문자메시지를 훔쳤다는 폭로도 이어졌습니다.

문자는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통신 수단인데요.

지난 한해 중국인들은 9천억 건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니까, 민간인부터 정부 공직자까지 사적이거나 공적으로 오간 대화들이 전부 노출됐다는 것이죠.

<질문> 중국의 반발이 엄청났겠는데요?

<답변> 중국은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해킹의 진원지로 수세에 몰려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 스노든의 폭로를 계기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죠.

중국은 먼저 미국 정부 기관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이 사이버 공격의 희생자라는 사실이 다시 입증됐다고 밝혔는데요.

<인터뷰>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사이버 공간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세계 각국과 대화를...."

하지만, 중국의 진짜 속내는 관영 언론들의 표현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화통신은 미국이야말로 IT 스파이 행위에서 우리 시대 최고의 악당이라고 거칠게 비난했구요.

관영 환구시보도 스노든이 본인이 희망하는 나라에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스노든의 행운을 빌기도 했습니다.

<질문> 미국에 이어 영국까지 비밀 정보 수집 행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른바 '빅브러더'의 존재가 세계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에요?

<답변> '빅브러더' 하면 정보를 독점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절대 권력을 뜻하죠.

스노든 파문을 계기로 이 '빅브러더'의 존재에 대해 세계 각국의 반발이 거셉니다.

독일 정부는 미국과 영국의 사찰 의혹은 할리우드 공포영화와 같은 재앙이라며 진상 파악을 강력히 촉구했구요.

또 터키와 남아공 정부 등도 미국의 해명을 공식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나 안드리바(유럽연합 대변인) : "유럽연합은 유럽연합 시민들의 사생활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며, 더 많은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

첨단 기술의 발전에 맞서 개인의 사생활은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또 미국의 주장처럼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면 사생활은 침해되어도 되는것인지, 인터넷 이용자 수가 5천 만명에 육박하는 우리나라는 과연 이 프리즘에서 안전한 것인지, 미국과 영국, 두 강대국이 촉발한 '빅브러더' 파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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