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목동의 사흘…희비 엇갈린 넥센-LG

입력 2013.07.07 (21:38)

수정 2013.07.0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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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만 하면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승부를 쏟아낸 프로야구 맞수 넥센과 LG가 또 한 번 목동의 사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앞으로 흐름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넥센의 3연승으로 끝난 5∼7일 목동구장 맞대결은 승자에겐 3승 이상의 자신감을, 패자에겐 3패 이상의 위기감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2∼3일 NC에 연패를 당해 힘겨운 6월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던 넥센은 이번 3연전에서 두 차례 짜릿한 역전승과 한 번의 대승을 따내 특유의 끈끈한 힘을 되찾았다.

반대로 5월 하순부터 한 번도 상대팀에게 위닝시리즈를 내주지 않으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LG는 약 7주일 만에 가장 달갑지 않은 형식으로 싹쓸이를 내주고 말았다.

첫 대결인 5일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명승부가 벌어졌다.

LG가 주장 이병규(배번 9번)가 프로야구 통산 15번째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으나 그러고도 넥센은 사상 처음으로 역전승을 일궈낸 것이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팀이 역전패를 당한 것은 LG가 처음이었다.

6일에도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인 넥센은 마지막 날에는 무려 16안타를 몰아쳐 LG를 11-2로 완파했다.

넥센은 3승 이상으로 얻은 게 많다.

간판 거포 박병호가 사흘 동안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공동 선두에 올라 기세를 올린 사이 이택근도 5안타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강정호는 29일 만에 대포를 가동하는 등 이른바 'LPG 트리오'가 동시에 감각을 되찾았다.

사흘간 홈런 1개를 포함해 8안타 3타점을 몰아친 문우람의 발견도 빼놓을 수 없다.

5일 승부를 가른 8회 삼중 도루 작전과 7일 선취점을 만들어낸 2회 허도환의 스퀴즈번트 등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살아난 것도 반갑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되살아난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집중력 등 이번 3연전을 통해 3연승 이상의 수확을 얻었다"며 흡족해했다.

반대로 LG는 첫날 이병규의 사이클링 히트가 팀 패배로 빛이 바랜 것을 시작으로 이래저래 손해 본 게 많다.

첫날 흔들린 리즈에 이어 7일에는 주키치마저 5이닝 8실점으로 무너져 '원투 펀치'의 안정을 도모하지 못했다.

선발이 무너진 탓에 3연전 동안 불펜 투수의 등판은 무려 14회나 됐다. 게다가 마무리 봉중근까지 비틀거린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넥센과 LG의 표정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요인 가운데 '통계'도 빼놓을 수 없다.

넥센은 3연승을 달리며 이날 시즌 40승(29패 1무) 고지에 선착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40승에 선착한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확률은 50%에 달한다. 4강에 오르지 못한 케이스는 한 번도 없다.

반면 1승만 더 거두면 40승을 달성할 수 있던 LG는 사흘 연속 '아홉수'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7월의 첫 목동 3연전에서 양 팀은 모두 한동안 크게 달라지지 않던 흐름이 요동치는 경험을 했다.

넥센은 어렵게 잡은 반등의 기회를 최대한 오래 이어가야 하고 LG는 오랜만에 찾아온 위기를 빨리 수습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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