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이라크와 질긴 인연…‘끝내는 고배’

입력 2013.07.08 (06:00)

수정 2013.07.0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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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아 19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라크를 만났을 때만 해도 이렇게 질긴 인연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한국 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최근 9개월 사이에 이라크와 세 차례나 맞붙어 3무승부를 기록하는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간 끝에 결국은 30년 만에 20세 이하 월드컵 4강 진출의 꿈이 무산됐다.

첫 대결은 그나마 서로 부담이 덜한 상황이었다.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 1차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이라크와 0-0으로 비겼고 결국 조별리그에서 이라크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하고 기분 좋게 헤어졌다.

대개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은 토너먼트에 올라가서는 결승이 아니면 다시 만날 일이 없어 한국과 이라크의 인연도 거기서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두 나라는 꾸역꾸역 결승까지 올라와 결국 재회했다.

경기 내용도 끈끈했다.

전반 35분 이라크의 무한나드 압둘라힘 카라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문창진(포항)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우승팀을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까지 진행했고 결국 한국이 4-1로 승리, 2004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했다.

반면 2000년 이후 12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린 이라크는 준우승에 만족한 가운데 올해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확보한 것에 의미를 뒀다.

전 세계 24개 나라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이라크가 또 만나리라고는 더욱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은 B조 3위, 이라크는 E조 1위를 하면서 16강 대진표에서 가까이 자리하더니 결국 8강에서 다시 맞붙은 것이다.

이번 맞대결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펼쳐졌다.

연장 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이라크의 파르한 샤코르가 3-2를 만드는 골을 넣어 승리를 확정하는 듯했지만 한국은 이번에도 추가 시간에 기어이 이라크의 골문을 갈랐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정현철(동국대)이 극적인 중거리포를 터뜨려 또다시 승부차기로 끌고 간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 19세 이하 결승에서도 후반 추가 시간에 골이 들어간 장면과 비슷했다.

다만 달라진 것은 이번에는 이라크가 승부차기 5-4로 승리, 4강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결승에서는 진 쪽도 올해 월드컵 본선 출전 자격을 함께 얻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승부차기에서 패한 우리나라가 짐을 싸서 귀국길에 올라야 한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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