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안 넣고 4억대 유가보조금 ‘꿀꺽’

입력 2013.07.09 (19:19)

수정 2013.07.09 (19:43)

<앵커 멘트>

주유소 업주와 짜고, 정부가 주는 유가보조금을 빼돌린 화물차 기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기름을 넣지 않아도 카드 결제만 하면 보조금을 탈 수 있는 현행 제도의 허점을 노렸습니다.

홍석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주유소에 화물차가 멈춰섭니다.

그런데 기름을 넣지 않고 잠시 뒤 그냥 출발합니다.

다른 화물차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사이 주유소 측은 화물차 기사들의 신용카드로 주유비를 결제했습니다.

이 신용카드는 정부에서 유가 보조금을 주기 위해 발행한 겁니다.

<인터뷰> 운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현장에 있는 기사들은 그런 곳을 찾아갈 뿐이고, 주유소는 안 해주면 화물차들이 안 들어 오고. 이게 서로 물려 있는 거라니까요."

지난 2년 동안 이 주유소 한 곳에서 발생한 허위 매출만 약 23억 원, 기사들이 챙긴 유가보조금은 4억 4천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카드로 결제한 주유소 업주는 금액의 20% 정도를 수수료로 챙깁니다.

화물차 기사들은 나머지 80%를 현금으로 돌려받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카드 전표를 지자체에 제출해 리터당 345원 정도 하는 유가보조금까지 타냅니다.

이런데도 지자체는 주유소에서 실제로 기름을 넣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고혁수(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2팀장) : "월말 정도 되면 사용하지 않고 남은 유가보조금 금액이 있거든요. 이걸 그냥 눈먼 돈이라고 보니까...."

경찰은 화물차 기사 100여 명을 입건하고, 300여 명은 국토교통부에 6개월 동안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도록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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