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역시 버냉키’…일제히 상승

입력 2013.07.12 (06:29)

수정 2013.07.12 (07:12)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세계 증시가 11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버냉키 의장은 전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BER) 콘퍼런스에서 "상당한 수준의 경기 확장적 통화정책은 당분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이런 발언을 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제3차 양적완화 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 미국증시, 사상 최고치…아시아 증시 2∼3% 이상 상승

뉴욕증시는 이날 '버냉키 효과'로 1% 이상 오르면서 기록 행진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9.26포인트(1.11%) 뛴 15,460.92에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2.40포인트(1.36%) 높은 1,675.02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57.55포인트(1.63%) 오른 3,578.30을 각각 기록했다.

다우와 S&P 500 지수는 종전 최고치였던 15,409.39와 1,669.16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럽증시도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59% 오른 6,543.41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37% 뛴 8,158.80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0.74% 상승한 3,868.98로 각각 거래를 끝냈다.

미국과 유럽증시에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반색했다.

한국의 코스피는 전날보다 53.44포인트(2.93%) 오른 1,877.6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16.18포인트(0.89%) 오른 1,840.34로 장을 시작한 뒤 점차 상승폭을 키웠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23% 급등한 2,072.99로 장을 마쳤고 홍콩 항셍지수는 2.55% 급등한 21,437.49에 거래를 마쳤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2.10% 급등한 8,179.54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오전 장까지 하락세였다가 오후에 반등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0.39% 상승한 14,472.58에 장을 마감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신흥국의 주요 주가지수도 2∼3%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 미국 달러 약세…국채금리 떨어져

미국의 양적완화 지속 전망에 달러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1.3091 달러로 전날보다 0.90% 오른채 거래돼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98엔대로 내려가 0.78%의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7원 떨어진 달러당 1,122.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락폭은 1년6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태국 바트, 홍콩 달러, 싱가포르 달러, 필리핀 페소 등 다른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도 소폭 올랐다.

미국의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6bp(1bp=0.01%포인트) 떨어진 2.574%를 기록했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bp 떨어진 3.625%를 나타냈다. 5년 만기 국채 금리도 7bp 내려갔다.

◇ 금값, 버냉키 효과에 2.6% 상승

금값도 '버냉키 효과'를 누렸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32.50 달러(2.6%) 오른 온스당 1,279.90 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21일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값은 지난 4거래일 동안 5.4% 올랐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유지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해 달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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