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마법의 퍼트’로 뮤어필드 정복!

입력 2013.07.22 (07:51)

수정 2013.07.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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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마법사' 필 미켈슨(43·미국)이 지긋지긋한 '유럽 징크스'를 끊는 데 필요한 시간은 2주면 충분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인버네스의 캐슬 스튜어트 골프링크스(파72·7천193야드)에서 끝난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처음으로 유럽프로골프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미켈슨이 21일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 오픈)마저 정복했다.

1992년 프로 데뷔 이래 올해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41번이나 샴페인을 터뜨렸으나 강산이 두 번 변하도록 유럽 대회에서 좀처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미켈슨이 개인 통산 5번째 메이저대회 축배를 디 오픈에서 거머쥔 것이다.

마스터스(2004년·2006년·2010년)와 PGA 챔피언십(2005년)에서 모두 4차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링크스(파71·7천192야드)에서 끝난 4라운드에서 신들린 퍼트 감각을 앞세워 5타를 줄이며 3언더파 281타로 역전 우승을 일궜다.

10번 홀(파4)에서만 보기를 범했을 뿐 전반보다 어렵다는 후반 9개 홀에서만 버디 4개를 낚았다.

13∼14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선두로 올라선 그는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는 사이 17∼18번 홀에서 거푸 버디쇼를 벌이고 격차를 벌렸다.

13번 홀 2.4m짜리 퍼트를 넣어 최종 합계 이븐파로 타수를 줄이고 우승 채비를 갖춘 미켈슨은 14번 홀 6m, 18번 홀 3m 퍼트 등 홀 5m 안팎에 붙은 샷을 모조리 버디로 연결하고 언더파 행진을 벌였다.

18번 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뒤 우승을 직감한 미켈슨은 양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감격에 겨운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난주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악명 높은 바람을 이겨내고 짜릿한 기쁨을 맛본 미켈슨은 이날 강풍 탓에 맞수들이 벙커와 러프를 오가는 사이 독야청청 안정적인 플레이로 스코어를 줄이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까다로운 그린에서 홀컵에 빨려 들어가듯 친 정교한 퍼트가 빛났다.

미켈슨은 브리티시오픈에서 2011년 공동 2위, 2004년 3위에 올랐으나 나머지 16번은 톱 10에 들지도 못했을 정도로 톱 10 진입률이 여타 메이저대회보다 현저히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를 포함, 디 오픈에서만 4차례나 컷 탈락의 굴욕도 맛봤다.

미국 영토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강했으나 바다에 인접한 링크스 코스에서 벌어지는 디 오픈에서는 바람을 지배하지 못해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올 시즌 PGA 투어에서 라운드당 버디 개수(4.44) 1위를 달리는 그는 이날 디 오픈 마지막 날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핀 옆에 붙인 뒤 절묘한 퍼트로 마무리하는 특유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정상을 밟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옆 벙커를 뚫고 정확하게 핀 쪽에 올린 장면이 상징적이었다.

미켈슨은 올해부터 로프트 2도짜리 오디세이 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보통 선수들이 4∼5도의 퍼터를 쓰는 것과 달리 그는 그보다 작은 각도의 퍼터로 훨씬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한편 2009년 유방암 진단을 받아 병상 신세를 진 아내 에이미를 비롯해 어맨다, 소피아, 에번 등 세 딸이 총출동해 아빠의 우승을 현장에서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미켈슨의 가족 사랑은 PGA 투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그는 2009년 디 오픈을 앞두고 에이미가 유방암 진단을 받자 3개월간 투어 출전을 중단했다.

또 지난 6월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는 큰딸 어맨다의 졸업식을 참석하느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자택에서 하루 자고 1라운드 경기 당일 새벽 비행기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로 이동하는 등 지극한 부성애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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