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묻지마 유치’ 결국 국민부담

입력 2013.07.23 (21:26)

수정 2013.07.23 (22:53)

<기자 멘트>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지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에 도용됐습니다.

안상수 당시 인천 시장의 말입니다.

광주는 세계수영선수권을 유치하면서 공문서까지 위조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회부터 유치해놓고 보자는 지자체들은 결국 엄청난 빚더미에 앉았는데요.

더 큰 문제는 지자체들이 국가에 손을 벌리면서 고스란히 국민들이 부담을 떠안게 된 것입니다.

먼저 이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내년에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 비용만 1조 5천 억 원.

무리한 주경기장 신축으로 비용이 커져 무려 1조 7000억 원이 고스란히 인천시의 빚으로 남습니다.

재정난에 빠진 인천시는 사업비의 70%를 국고에서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인천시청 관계자 : "이것도 국가 행사니까 평창 수준으로 해달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7조 원이 넘는 국비가 들어가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건설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부채가 1조 2백억원에 이르고 매년 이자만 500억 원이 넘습니다.

전라남도가 유치한 F1 대회는 천억원의 국비가 투입됐지만 총적자가 4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퍼주기식 유치 공약도 잇따랐습니다.

2015년 광주 U대회의 경우 각국 선수단의 항공료와 체제비 지원에 151억원이나 책정했습니다.

국제대회 유치가 지역자치단체장들의 치적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속에 국민 부담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굉음 만큼이나 큰 소요 예산으로 가슴 철렁하게 하는 포뮬라 1입니다.

전라남도가 정부의 승인없이 불리한 조건으로 유치해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치르고 있습니다.

2016년까지 모두 1조원을 들여 치러야하는 이 F1을 포함해, 우리는 거의 매년 대규모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올해는 충주에서 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있구요.

내년엔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에는 광주 유니버시아드와 문경 세계 군인선수권대회가 열립니다.

2018년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을, 2019년에는 광주가 유치한 세계수영선수권을 치러야 합니다.

처음 문체부의 승인받을 때 기준으로 이 모든 대회의 소요 예산은 16조 3천억원 선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F1이 1조원 이상 들 것으로 보이고, 인천 아시안게임도 운영비를 포함해 3조원까지 비용이 늘 것으로 보입니다.

13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평창을 포함하면, 훌쩍 20조 원을 초과할 상황입니다.

원래 예산을 넘어 '돈 먹는 하마'로 변질된 국제대회의 패러다임을 이제 바꿔야 합니다.

돈 버는 대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리포트>

지금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입니다.

92년 올림픽 때 사용됐던, 수영장을 보수해 건설비를 거의 들이지 않았습니다.

경기장 주변 문화 시설과 연계해 관광수익을 높이고 있습니다.

대회 기간 1인당 13,5 유로, 우리 돈 약 2만원을 내고 매일 수만 명이 찾는 성가족 성당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도 좋은 본보기입니다.

기존 시설과 임시 시설을 활용해 철저하게 건설비를 줄였습니다.

방학 중인 대학 시설을 훈련장과 미디어 숙소로 활용해 수익을 올렸습니다.

조립식 경기장을 지어 경기 뒤 해체해, 관리 비용까지 줄였습니다.

실질적인 '경제효과'에 주목한 결과입니다.

대회를 찾는 외국 관객과 취재단, 선수단의 주머니를 실질적으로 열 아이디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추상적인 국가 홍보나 도시 이미지 홍보를 위한 국제대회 유치는 이제는 옛날 이야기일 뿐입니다.

KBS 뉴스 김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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