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여오현 영입, 감독 일 반은 줄었다”

입력 2013.07.25 (22:38)

수정 2013.07.25 (22:44)

남자 프로배구 전통의 라이벌 대결에서 이긴 현대캐피탈의 김호철(58) 감독은 경기 후 리베로 여오현을 칭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계속된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3-1로 역전승하고 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선수 한 명 제대로 영입한 게 감독 일을 반으로 줄인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선수는 여오현이었다.

5월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여오현은 이날 친정팀과의 대결에서 수훈갑이 됐다.

대한항공과의 1차전에서도 환상적인 디그를 선보인 여오현은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삼성화재의 공격 루트에 쉽게 적응했다.

여오현은 팀이 세트 스코어를 먼저 내주고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따내고 난 이후부터 완전히 분위기를 이끌었다.

여오현을 중심으로 한 촘촘한 수비망에 송준호, 박주형 등 어린 선수들이 맹공을 퍼붓자 현대캐피탈은 1세트의 아픔을 씻어내고 세트 스코어를 연달아 더했다.

여오현은 이날 디그 25개를 시도해 4개를 제외하고 모두 성공, 팀에 반격 기회를 제공했다. 리시브도 18개 가운데 12개를 정확하게 받아냈다.

주포 문성민의 부상 공백 탓에 어깨가 무거웠던 송준호와 박주형도 여오현이 든든하게 수비를 책임지자 각각 24득점과 2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2010-2011시즌 이후 현대캐피탈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맛본 김 감독은 "여오현이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며 "선수 영입의 효과를 대단히 크게 봤다"고 말했다.

반면 김 감독의 칭찬이 무색할 정도로 여오현은 침착했다.

"(기자회견에) 안 불러도 되는데…"라고 웃으며 말문은 연 여오현은 "친정팀과 맞붙다 보니 아무래도 특별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저 선수로서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만 코트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날 코트에서 유독 여오현과 자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인 송준호는 "상대의 플레이나 수비 위치에 대해서 계속해서 대화를 나눴다"며 "오현이 형이 옆에서 많이 격려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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