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몰래 현금카드로 인출은 절도죄 성립”

입력 2013.08.01 (21:15)

수정 2013.08.01 (21:57)

<앵커 멘트>

배우자의 현금카드를 훔쳐 돈을 인출했다면 절도죄가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부부사이라해도 해서는 안될 법적인 선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내의 남자관계를 의심해 상습적으로 구타하고, 흉기로 위협까지 한 50살 이 모 씨.

아내의 지갑에서 현금카드를 훔친 뒤 5백만 원을 인출하기도 했습니다.

1심은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걸 절도죄로 인정했지만, 2심은 부부 사이여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 판단대로 절도로 처벌해야 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녹취> 이현복(대법원 홍보심의관) : "아내의 현금카드를 훔쳐서 돈을 인출했다면 피해자는 배우자가 아닌 은행으로 보기 때문에 절도죄로 형사처벌 받는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아내 지갑의 현금만 빼서 사용했다면, 부부간 문제여서 처벌할 수 없지만 훔친 아내의 카드로 돈을 인출한 건 은행 돈을 훔친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상대방의 이메일이나 암호를 걸어놓은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를 몰래 열어본 행위, 상대방과 불륜으로 의심되는 제 3자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해도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녹취> 이명숙(변호사) : "일반인 생각과 달리 부부간이라도 일정한 재산 범죄 외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모욕, 그 외에 여러가지들 다 범죄가 성립됩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흉기로 아내를 위협한 뒤 성관계를 가진 남편에게 "시대가 변했다"며 부부강간죄를 처음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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