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윤요섭 “하고 싶은 ‘포수’하니 즐거워요”

입력 2013.08.09 (22:45)

수정 2013.08.0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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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윤요섭(31)이 LG의 가을 잔치를 위해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윤요섭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에 2타점을 기록했다.

2-2로 맞선 4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윤요섭이 상대 선발 고원준을 상대로 터뜨린 2타점짜리 좌전 적시타는 경기의 흐름을 LG 쪽으로 가져간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LG는 기세를 이어 3점을 추가, 7-2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윤요섭은 "앞선 타석에서 기회를 놓쳐서 만회하려고 마음먹고 들어갔다"며 "노리던 변화구가 마침 들어와서 운 좋게 안타를 쳤다"고 돌아봤다.

이달 들어 7경기에서 타율 0.316, 1홈런의 '불꽃타'를 터뜨리며 7타점, 4득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윤요섭의 진가는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더욱 잘 드러난다.

2008년 SK 와이번스의 신고선수로 시작해 프로 무대를 밟고, 2010년 LG로 트레이드 될 때까지 윤요섭은 '포수'라기보다 힘있는 '오른손 대타'라는 호칭이 더 익숙했다.

LG의 안방에는 조인성과 김태군이 버티고 있어 살아남으려고 1루수로 변신을 시도했으나 윤요섭은 마음속으로 학창시절 내내 써온 포수 마스크를 다시 쓰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다.

2012시즌이 시작하기 전 스프링캠프 때 코치진과 상의해 포수에 재도전하기로 한 윤요섭은 블로킹과 도루 저지에서 허점을 드러내 그라운드를 자주 밟지는 못했다.

올 시즌 전에는 포수가 부족한 LG의 주전 포수로 거론됐으나 새로 영입한 현재윤과 최경철에게 밀려 여전히 대타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현재윤과 최경철이 부상으로 연이어 자리를 비우면서 드디어 윤요섭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사이 꾸준한 공부와 훈련을 통해 송구, 블로킹, 도루 저지 등 포수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을 키운 윤요섭은 준비한 것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10㎏가 넘는 무거운 포수 장비를 걸쳐 메고 있지만 그토록 바라던 포수 마스크를 다시 쓰게 된 윤요섭은 장비를 입고 벗는 것도 모두 즐거울 뿐이다.

윤요섭은 "하고 싶은 것을 하니 습득도 빠르다"며 "장광호 코치님과 경기 후 복기 및 포수 공부를 하는데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볼이 너무 안 맞아서 고생했는데 이제 좀 맞아서 다행"이라며 "포수 장비가 무거워서 힘들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하니 재밌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안정적으로 '안방'을 지켜줄 '마님'이 없어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던 LG에 윤요섭이 공수에서 펼치는 활약은 가뭄의 단비다.

김기태 감독이 "재활 중인 현재윤과 최경철은 아직 준비가 안 돼 9월에나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 만큼 LG는 윤요섭이 지금의 기세를 이어나가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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