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바예바 ‘4m89!’ 세계 육상 6년만 우승

입력 2013.08.14 (08:15)

수정 2013.08.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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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1·러시아)가 '고별전'이라고 공언하던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6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신바예바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4m89를 넘어 정상에 섰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제니퍼 슈어(미국)가 4m8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야리슬리 실바(쿠바)가 같은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이신바예바는 2007년 오사카 대회 이후 6년 만에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신바예바는 세계기록을 28차례나 갈아치운 '장대 여왕'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제패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대회 2연패를 달성해 적수가 없는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참담한 실패를 경험한 이후 줄곧 하락세였다.

5m의 벽을 6차례나 넘던 기록도 4m70대로 떨어질 만큼 기량이 쇠퇴해 늘 은퇴설에 시달렸다.

이신바예바 본인도 아이를 갖길 원한다며 고국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은퇴 무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2009년 세계신기록(5m06) 작성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내면서 마지막 도전에서 오히려 '부활 찬가'를 불렀다.

이신바예바는 최근 인터뷰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복귀할 여지를 남겨놓은 상태라 '미녀 새'의 도약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만큼 이날 이신바예바의 실력은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오랫동안 몸을 풀다가 4m65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신바예바는 첫 시기에 장대에 부딪히다시피 하며 실패해 또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 가볍게 바를 넘은 그는 4m75까지 한 번에 뛰어넘었다.

4m82까지 올라온 네 명의 선수가 모두 첫 시기를 실패한 가운데 2차 시기에 나선 이신바예바는 우아한 점프로 바를 사뿐히 넘고는 우레와 같은 환호 속에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나 제니퍼 슈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슈어는 2차 시기에서 4m82를 아슬아슬하게 넘어 다시 이신바예바의 뒤를 쫓았다.

올 시즌 최고 기록 보유자인 야리슬리 실바도 3차 시기에 성공해 추격전에 가담했다.

그러나 이신바예바는 4m89에서 1차 시기에 다시 한 번 가뿐히 바를 넘고는 두 주먹을 불끈 들어올리고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표현했다.

슈어와 실바가 세 차례 도전에서 모두 실패한 순간, 이신바예바는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 코치에게 달려가 얼싸안고는 감격에 젖었다.

우승을 확정 지은 이신바예바는 세계기록인 5m07에 도전했으나 세 차례 모두 실패한 뒤 환한 웃음으로 격려에 답했다.

남자 400m 우승의 영광은 라숀 메리트(미국)에게 돌아갔다.

메리트는 43초74의 시즌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토니 매케이(미국·44초40)를 제치고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정상에 섰다.

남자 원반던지기 결선에서는 로베르트 하르팅(독일)이 69m11을 던져 표트르 말라코프스키(폴란드·68m36)를 제치고 3회 연속 정상에 섰다.

디펜딩 챔피언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케냐)가 빠진 남자 800m에서는 19세의 신예 무하마드 아만(에티오피아)이 1분43초31의 기록으로 우승해 새로운 강자의 탄생을 알렸다.

아만은 마지막 코너를 돌고 나서 앞서 달리던 닉 시몬즈(미국)를 제치는 탁월한 후반 가속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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