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보다 더 추운 ‘조국’

입력 2013.08.15 (06:39)

수정 2013.08.15 (11:37)

<앵커 멘트>

오늘로 광복 68주년을 맞았지만,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바로 사할린 동포들인데요.

한 맺힌 타향살이 끝에 겨우 조국 땅을 밟게 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외롭고 고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나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45년 8월 15일.

러시아 사할린 '코르사코프' 항구에는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조선인들로 북적였습니다.

하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배는 보이지 않았고, 이들은 이역만리 사할린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지난 2008년 귀국한 사할린 동포 김정욱, 김인자 부부, 그토록 원하던 귀향이었지만 흐르는 세월 앞에 친척들은 뿔뿔이 흩어져버렸고, 정부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자녀와도 함께 귀국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정욱/김인자(사할린 동포) : "이름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니까 뭐 정확히 어디서 태어난 곳도 잘 모르니까 찾기 힘들어요."

김영자씨도 5년 전 남편과 함께 귀국했지만 지난해 암으로 남편을 여의고 매달 40만 원 남짓의 기초수급비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자(사할린 동포) : "어렵죠. 이제 뭐 임대 물고 생활비 물고 하면 돈도 내 혼자 있으니까.."

더구나 영주귀국 제한규정 때문에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가족과 떨어져 사는 이산의 아픔까지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규(팀장/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 "가족에 대한 그리움.. 러시아에 있는 가족을 자주 만날 수 없다는 그런 걸 많이 호소하고 계십니다."

현재까지 국내로 이주한 사할린 동포는 4천 여명!

고독과 빈곤이라는 이중고에, 천 명 넘게 사할린으로 돌아갔거나 세상을 떠났습니다.

반세기 만에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찾았던 이들의 힘든 삶은 고국에서도 여전합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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