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8월 1위 LG “천천히 갈게요”

입력 2013.08.21 (19:05)

수정 2013.08.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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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이후 18년 만에 '8월 1위' 자리에 오른 프로야구 LG 트윈스 선수단은 쏟아지는 관심 속에서 냉정한 분위기를 다잡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21일 목동구장 더그아웃에서 넥센과의 경기를 준비하던 LG 주장 이병규(배번 9번)는 몰려드는 취재진을 향해 "천천히 갈게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LG는 전날 넥센과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 삼성을 1경기 차이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LG가 8월에 1위에 오른 것은 1995년 이후 18년 만이고, 페넌트레이스 후반기에 1위를 차지한 것은 1997년 7월 16일 이후 5천879일 만이다.

하지만 이병규는 "이제 하루 1위를 했을 뿐인데, 만약 다시 2위로 내려가면 또 그 소감을 물어보겠느냐"면서 "우리(선수단)도 기다릴 테니 천천히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그는 "경기로는 30경기, 날짜로는 40일 이상 남은 데다 차이도 크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선수들도 차분하다"면서 "뭐 신날 일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128경기를 모두 마친 뒤 기쁜 일이 있다면 그때 기뻐하려 한다"면서 "더 좋은 날을 위해 참겠다"고 강조했다.

이병규는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이제 집중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하며 취재진을 더그아웃에서 몰아내다시피 했다.

이진영이 "10경기 정도 남아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거들었고 정성훈도 "그때가 되면 할 말 많다"면서 당장은 말을 아끼겠다고 하는 등 선수단은 이병규의 말대로 당장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려 애썼다.

사령탑인 김기태 감독도 '축하 케이크라도 자르셨느냐'는 질문에 "오늘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라면서 섣불리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가을을 앞두고 모처럼 가슴을 펴게 된 LG 팬들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 받았다.

이날 아침에는 김 감독의 방으로 한 팬이 케이크를 배달시켜 줬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전화기를 꺼 뒀는데, 어젯밤에 온 문자가 아침에 쏟아져 들어오더라"면서 "그저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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