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신임 위원장, 경쟁 후보들과 ‘화합’ 우선

입력 2013.09.11 (07:21)

수정 2013.09.11 (09:34)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신임 위원장에 토마스 바흐(60·독일) IOC 부위원장이 선출되면서 그가 그릴 청사진이 어떤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 세계 205개 나라가 회원으로 가입한 IOC 위원장이 스포츠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최근 레슬링이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한 차례 제외됐다가 뼈를 깎는 자성 노력을 기울이고서야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에 다시 채택된 것이 좋은 예다.

거의 모든 종목이 예외 없이 올림픽을 최고의 무대로 여기고 있는데다 IOC 위원장이 올림픽 개최지 및 종목 채택, 스폰서 선정 등에 막강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세계 스포츠계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IOC 위원장들의 재임 기간을 살펴보면 시기별로 뚜렷한 특징이 발견된다.

1952년부터 20년간 IOC를 이끌었던 에이버리 브런디지(미국) 제5대 위원장 시절에는 올림픽에서의 아마추어리즘을 특히 강조했다.

당시 브런디지 위원장은 프로로 뛰었던 선수의 올림픽 출전에 반대했고 대회 개최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단체 종목을 올림픽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또 1980년부터 21년간 IOC를 진두지휘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위원장은 IOC의 부흥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당시 사마란치 위원장 취임에 앞서서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벌어진 '검은 9월단' 테러 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이런 가운데 1980년 동계올림픽과 198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는 한 개 도시만 신청을 할 만큼 올림픽의 위상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취임 초기 두 차례 하계올림픽에서 동·서 양 진영의 보이콧 사태로 곤경에 처하기도 했지만 TV 중계권 계약과 스폰서 유치, 프로 선수들에 대한 문호 개방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 IOC의 위상과 재정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또 직전 위원장인 자크 로게(벨기에)는 임기 중 부정부패, 약물, 승부조작 등에 대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스올림픽 창설 역시 그의 업적 가운데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바흐 신임 위원장은 로게 전 위원장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2000년대 들어 IOC 개혁의 중심에 로게 전 위원장과 함께 섰다는 평을 듣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스포츠 전문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트는 10일 "신임 위원장은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혁신적인 면을 겸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신문은 신임 위원장에게 기존의 약물, 승부조작과의 전쟁은 계속 진행해야 하며 윤리 헌장을 새롭게 하고 국제경기단체와의 관계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위원장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6명이 출마했던 만큼 선거가 끝난 뒤에 경쟁자였던 다른 유력 인사들을 어떻게 하나로 규합해 IOC의 발전에 힘을 보태게 하느냐가 주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