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아버지, 철길 쓰러진 이웃 할머니 구하려다…

입력 2013.09.23 (21:37)

수정 2013.09.23 (22:15)

<앵커 멘트>

철길 위에 쓰러진 이웃집 할머니를 구하려던 70대 할아버지가 기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허성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아침, 부산 도심의 철길 위에 63살 박모 할머니가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는 게 주민들에게 발견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한 할아버지가 박씨를 구하기 위해 철길로 뛰어들었습니다.

이웃에 사는 70살 김 모씨는 이곳에서 쓰러진 박씨를 들어 옮기려다 달려오는 기차에 치였습니다.

<인터뷰> 김중렬(부산진경찰서 형사팀장) : "할머니의 상황을 보고 뛰어내려와 구조하다 할머니를 안고 돌아서는 순간 기차에 부딪혀 튕겨나간 것으로.."

사고가 난 장소는 철길이 심하게 굽은 구간이어서 기관사도 이 두 사람을 일찍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할아버지는 현장에서 숨지고 할머니 역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습니다.

박씨 할머니는 올해 초 홀로 이사 왔으며 김씨 할아버지는 20여 년 동안 이 마을에서 홀로 살고 있었습니다.

이 둘은 가족, 친척들도 찾아오지 않던 이번 추석에도 서로 음식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혼자 살고 하니까 커피도 나눠 마시고 친하게 잘 지냈어요. 서로 아껴주고.."

텃밭을 가꾸고 서로 의지하던 두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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