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태극마크 김태환 “아직 국가대표 아냐”

입력 2013.09.30 (14:31)

수정 2013.09.30 (14:32)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김태환(24·성남 일화)이 꾸준한 활약으로 2012 런던 올림픽 본선 명단 탈락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태환은 30일 브라질과 말리와의 평가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태극마크를 달게 될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에 뽑힌 사실도 부모와 친구들의 축하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적잔히 놀란 눈치이긴 했지만 지난해 올림픽 대표팀 탈락의 쓴맛을 봤기 때민인지 목소리는 차분했다.

김태환은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서 주로 측면 공격수를 맡아 장점인 빠른 발을 앞세워 예선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김보경, 남태희 등 해외파와의 경쟁에서 밀려 본선 무대를 밟는데는 실패했다.

전 국민이 환호했던 동메달 신화도 그에게는 아픈 기억일 뿐이었다.

김태환은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더 이상 떠올리기 싫다는 듯 말을 아꼈다.

실의에 빠진 김태환을 일으켜 세운 것은 안익수 성남 감독이었다.

FC서울에서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던 김태환은 안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올시즌을 앞두고 성남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안 감독 특유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내며 원래 강점이었던 피지컬과 체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했고 단점으로 지목됐던 문전에서의 세밀한 플레이도 가다듬었다.

그 결과 올시즌 주전으로 도약, 27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올리며 성남 공격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김태환은 지난 2011년 온두라스, 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도 조광래 전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한 차례 소집된 적이 있다.

그러나 온두라스전에서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몬테네그로전은 당시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취소되면서 더 이상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표팀에서의 각오를 묻자 김태환은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에서 한 차례씩 경험한 아픔을 되새겼는지 "아직 내가 국가대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어 "꾸준히 출장해 그라운드에서 활약해야 진짜 국가대표"라며 주전 경쟁을 향한 의지를 에둘러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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