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살 신입 늦깎이 공무원 ‘돌풍’

입력 2013.10.11 (12:29)

수정 2013.10.11 (13:28)

<앵커 멘트>

어제 2013년 9급 공무원 공채 필기 시헙 합격자가 발표됐는데 40세 이상이 170명, 50세 이상도 13명이나 합격했다고 합니다.

나이 제한이 없어진 4년 전 부터 크게 늘고 있다는 4,50대 늦깎이 신입 공무원들을 이철호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온 벽면과 바닥에 가득한 사각뿔.

외부 전파에 따른 휴대전화의 성능 변화를 실험하는 곳입니다.

올해 55살 최동인 씨는 지난해 부터 이 곳에서 9급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발령 받은 동기는 아들뻘입니다.

<녹취> 곽영철(33세), 최동인(55세) : "22살 정도 차이 나니까 최소한 작은 아버지, 삼촌 뻘 되지 않나"

20년 넘게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공무원을 택한 건 고용 불안 때문.

하지만 시험 준비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최동인 : "밑줄까지 그어서 공부했는데 오늘 다시 그 페이지를 펼쳐 보니까 밑줄이 그어져 있는거예요. '아 이거 내 밑줄을 그었나?' 하는..."

1년 차 9급 공무원 이웅태 씨에게 가장 어려운 업무는 컴퓨터로 하는 문서 작성입니다.

<녹취> "신규 복사...(더블 클릭이 아니고) 아... 그냥... (네모 칸 누르신 다음에)"

퇴직 후 새 직업을 찾던 이 씨는 그래도 공직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이웅태 : "개인 사업이나 이런 것도 생각해 봤지만 그런건 결과적으로 제 개인만을 위한 것이고."

공무원 시험에 나이 제한이 없어진 뒤로 중장년 층 응시자 수는 4년 만에 세 배 이상, 합격자 수는 다섯 배 이상 늘었습니다.

중장년 층의 공무원 도전.

제2의 인생을 위한 용기 있는 도전임과 동시에, 불황과 고용 불안에 직면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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